미디어/TV 프로그램 리뷰

진짜사나이 28사단 간접 조작과 폐지로 가는 트렌드

cultpd 2014. 8. 3. 18:43

진짜 사나이, 처음 편성되고 오랜만에 보는 군대가 신선하게 느껴졌고

각종 군대음식과 레시피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고문관 스타일 박형식이 누나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며 

시청률에 큰 도움을 줬으나 박형식이 바쁘고 그 캐릭터는 헨리가 대신하고 있다.


코믹함 외에도 남자들만의 찡한 감동을 보여주고

군대 내의 군기 속에서도 가족같은 배려심이 보여 

요즘 군대 참 좋아졌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탈영병이 총과 수류탄을 전우에게 던질 정도의 상황이 분명히 있고

치약을 한통이나 먹이고 가래침을 핥아먹게하고 성기에 맨소레담까지 바르는 상황이 발생하고

지금까지의 군대모습은 다 조작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진짜 사나이 제작팀의 조작이라기보다는 부대자체의 조작, 

그리고 병사들 스스로의 조작일 것이다.






8월 3일 진짜사나이 유격 편에서도 이전에는 병사들을 괴롭히는 것이 코믹하게 보이고

군대는 군기가 있어야지라고 생각했었지만 이제는 불쌍하게 보인다.


그렇다면 문제가 있다.


진짜사나이의 가장 큰 경쟁력은 두가지다.

병사들을 괴롭게 만드는 상황,

그리고 병사들의 훈훈한 모습을 보는 것인데

그 둘다 이젠 공감으로 다가오지 않고 거북하다.


왜냐하면 선임병, 하사관, 간부들의 말과 행동이 모두 가증스럽게 느껴지며

괴로워하는 병사들은 우스운게 아니라 불쌍하고 불편하다.


실제로 군당국이 지난 4월 7일 28사단 윤일병 폭행 사망사건 직후

4월 한달동안 육군 전 부대를 대상으로 병사 관리 실태를 조사했는데

가혹행위 가담자 3천900여 명을 적발했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유념할 것이 있다.

그냥 머리를 땅바닥에 박는 수준, 소위 원산폭격 등의 얼차려나

가벼운 폭행은 가혹행위로 신고되지 않는다.

이건 군대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폭행을 신고하고 적발당할 수준이라면 어느 정도 심각한 경우가 한달동안 3천 900명이란 것으로

예상한다.


이것이 단순한 예상이 아니라 확신을 가지게 되는 근거를 제시하면

지난 6월 총기사고가 발생한 22사단의 GOP(일반전초) 부대에서

4월 조사 때 가혹행위 가담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에 대해 과실 치사로 기소한 것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죽이려는 의도가 없었다?

죽이려는 의도가 없이 때려서 죽으면 다 과실치사인가?

어느 날 갑자기 화를 못견뎌 저지른 폭행에 평상시 지병이 있던, 혹은 잘못 넘어져서 죽은 경우도 아닌데

그토록 오랫동안 고문 수준으로 사람을 때리고 수치심을 주었고 의학적으로도 기본적인 지식이 있는 

의무대 의무병들이 어찌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못했고 과실로 죽였다고 생각할 수 있는가?


이 자체가 군 당국이 얼마나 군 내 폭행이나 공동 폭행, 폭행 방조에 대해 관대한지 알 수 있는 

대목 아니겠는가?

돈을 벌러 가서 맞아죽었으면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죽은것이라 덜 억울하겠지만

이건 국민의 의무로 나라를 지키러 갔다가 이런 고통을 당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런 상황에서 누가 군대를 가고 싶어하고 어떤 부모가 안심하고 군대를 보내겠는가?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에서 과연 진짜사나이가 무엇을 보여줄 수 있단말인가?

유격 훈련 방송의 경우도 샘해밍턴이 고혈압에 토하기까지하고 

울고 있는 박형식을 보면서 전우애와 멋진 대한민국 사나이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이노무 군대!'라는 생각에 장병들이 불쌍해서 화가 치밀어 오른다.


기왓장을 머리로 부수고 각목으로 몸을 때리는 모습은 더이상 자랑스러운 군인의 모습이 아니라

고문과도 같이 느껴져 눈살이 찌푸려진다.



사진= MBC 진짜사나이 캡처


필자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지 실제로 지난 2일 포털 다음 아고라에는 

<입영예정 가족 그리고 국민들에게 바랍니다. 군대의 세월호사건 (군대 입대 거부운동 합시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22사단 총기 사망사건과 연이어 터진 군대 자살사건, 그리고 28사단 윤 일병 집단구타 사망사건을 목격한

국민들의 병역 거부 여론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물론 죽은 것이 가장 큰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죽고 나서도 은폐 조작의 혐의, 축소하려는 움직임,

그리고 징계도 처리과정도 모두 미흡하다는 것이다.


하여 군 수뇌부가 근본적인 시스템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자신과 자녀들의 군 입대를 거부하자는 것이다.


이런 잔혹한 사건들을 대충 처리하면 이러한 거부운동은 더 확산될 것이다.




진짜사나이는 이제 폐지로 갈 수 밖에 없는 트렌드를 만났다.


극복해내는 방법은 이제 기획을 새롭게 바꾸고 국방부와 담판을 져야한다.

출연자들이 사병으로 군부대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특수임무를 띄고 

좀더 강력하게 군 혁신과 개선을 위해 그리고 사기진작을 위해 투입되는 방법 등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국방부만 컨펌되면 군 내의 갈등이나 문제점은 얼마든지 제공받을 수 있고

촬영도 굉장히 쉬워지니 차라리 갈등을 해결하러 들어간다든지 

여러 아이디어를 내야될 것이다.


지금처럼 따뜻한 내무반을 계속 그린다면 이것은 제작진이 직접 조작한 것은 아니지만

조작 방조, 간접 조작 방송으로 누구에게도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다.

제작진은 현 상황을 잘 파악하여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송을 만들어주기 바란다.


아울러 민주적으로 화목하게 군생활을 하고 있는 장병들에게는 이유없이 미안하다!


여러분, 공감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