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가 10년 만의 예능 출연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할 줄 알았지만
사실 조용했다.
오히려 같은 날 서태지보다는 서예리가 더 화제였다.
유노윤호와 오빠, 동생으로 친하게 지낸다는 야경꾼일지의 서예지가
서태지를 눌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뭐지?
문화 대통령이라고 부르고 논술시험에도 등장했던 서태지가 한물 간건가?
서태지 출연은 해피투게더였는데 당연히 옛날처럼 서태지가 선택한 프로그램.
서태지는 항상 본인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입맛대로 구성하여 출연할 수 있는
역대급 스타다.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추측해본다.
많이 아쉬웠던 예능 나들이는 사실 목욕탕에서 다른 아이돌도 출연시켜서 해야 더 빛이 났을 것이다.
물론 서태지도 빛이 나고 해피투게더도 빛이 나고...
뭐하러 말도 안되는 수라상을 차려 따로 식당에서 만나나?
보나마나 사우나 의상 입기 싫었겠지.
하지만 서태지가 잘못 생각했던 것이
요즘 트렌드는 그것이 아니다.
있어보이고 멋져보이는 것 보다는 망가지고 공감가는 모습으로 등장했어야한다.
마케팅의 천재로서 사실 이 정도는 알고 있었겠지만
최대한 망가진 것이 유재석과 식당에서 만난 것이겠지.
아무튼 시대는 변하고 트렌드는 새로워져서
서태지가 출연했던 해피투게더 시청률은 전주 대비 3.5%나 떨어졌다.
토크의 구성도 훤히 속셈이 들여다보이는 전략적인 접근이 들어나
닭살만 돋았다.
차라리 힐링캠프에서 정면 대결을 했거나 해피투게더 사우나에서 즐겁게 했으면
훨씬 좋은 평을 듣고 변신 역시 인정받았을텐데 아쉽다.
아무튼 서태지는 돌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태지의 시대에 관한 책임감 부분, 그리고 귀여운 반항은 계속됐다.
무슨 이야기냐하면 첫 발표곡이 소격동이다.
무시무시한 소격동의 뜻은 동네 이름인데 삼청동 쪽 동네.
옛날 국군기무사령부라고 줄여서 기무사라고 하던 무서운 군의 핵심 첩보기관을 소격동이라고 불렀었다.
군대와 정치는 대한민국에서 떨어뜨리기 힘든 뭐 그런 분위기가 존재하는데
이 소격동에 사건이 존재한다.
추측에 의해 쓰는 글은 아니고 실제로 서태지가 말하는 뉘앙스와 뮤직비디오를 보면 100% 소격동의 사건을 깔고 쓴 가사다.
서태지는 옛날 소격동에 살았었다.
서태지 집에도 가본 적이 있었는데 서태지는 이 근처 동네에서 반항하면서 살았고
또 집밖에 나오지 않고 비행기 프라모델도 만들고 그러면서 살았었다.
반항기 다분한 서태지가 그리고 싶었던 것은 뭘까?
우선 소격동 사건을 알아보면 서태지가 어렸을 때 80년대 전두환 독재정권시절에
학생들을 강제로 징집하여 학원녹화사업의 일환으로 정신교육을 자행했던 곳이 소격동이다.
일종의 삼청교육대 같은 느낌으로 보면 되겠다.
깡패들로 보이는 사람들을 데려다가 교육이란 이름으로 구타, 고문했던 모래시계의 배경이 삼청교육대라면
소격동에서는 정권퇴진운동을 위해 시위하고 반항하던 학생들을 교육이란 이름으로 구타하고 잔혹하게 고문했다는 것이다.
소격동에서 6명의 학생이 의문사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이 반항의식이 많이 떨어졌고 그냥 좋은게 좋은거고, 나 이외에는 별 관심이 없는
개인주의 경향이 많고 또 보수 우익적인 성향도 많이 전파되어 큰 인기를 못 끌고 있다.
차라리 솔직한 사랑 타령이 먹히는 또 다른 5공 문화가 팽배해 있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라 아직 그 누구도 뮤직비디오 화면 사이즈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난 이 화면 사이즈가 묘하게 재밌다.
일단 오래된 필름은 옛날 스타일의
그러니까 풀HD 이전의 4:3 비율로 편집했다.
물론 촬영을 실제로 4:3 비율로 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의도한 바 있어서 사이즈를 줄인 것.
단지 오래된 느낌을 주려고 그랬을까?
굳이 그럴 이유있나?
답답하기만 하지.
다른 이유가 있을거다.
한번 알아보자!!!!
분명 뮤직비디오에서 서태지가 노래하는 것은 현실이고
풀HD 1920X1080 사이즈, 그러니까 16:9 화면 비율이다.
그런데 사이렌이 울리며 깜깜해지는 장면!!!
뭐지?
16:9다.
뭐 실수로 이 장면을 빼놓고 4:3 화면 비율로 안바꿨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뮤직비디오 편집이 얼마나 살벌하게 오랫동안 세세히 손보는지 대단한 작업이기때문에
컷을 놓쳤다는 것은 말이 안되고
서태지 또한 대충 뮤직비디오를 제3자 입장에서 감상하며 훑어보는 아이돌 가수가 아니기때문에
이것은 실수가 아니라 의도다.
근데 왜 현실에서 사이렌이 울리나?
이곳이 지금 노래를 부르고 있는 소격동인가?
헷갈린다.
이것은 시점을 과거와 현재, 혼동시키기 위한 장치다.
바로 씬이 바뀌면 4:3으로 압축되는데
야간 등화관제 훈련.
이건 뭐 비상시를 위해 불끄는,
그러니까 북한의 공습에 대비하여 불을 켜놓으면
폭탄을 맞을 수 있으니까 끄라는 옛날 공포분위기 조성할 때 쓰던 방법이다.
지금 생각하면 불끈다고 폭격 안받나?
그리고 아주 의미심장한 장면이 나온다.
쇠사슬과도 같고 옛날 학교에서도 총칼을 쓰고 군대식 교육을 받았던
교련복과도 아주 잘 어울리는 그럼 줄이 나온다.
쇠사슬과도 같은 저 줄의 정체는
사람들이다.
손을 맞잡은 사람들이다.
수많은 학생들을 의미하고
집회를 의미하고
오늘 날의 촛불 집회와도 같은
손에 손을 맞잡고 저항하고 목소리를 내는
학생을, 더 나아가면 국가의 정책이나 조치에 반항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그리고 직접적으로 헬멧을 쓴 이른바 백골단, 무서운 전경들이 등장한다.
백골단이란 건 80년대 집회나 시위를 진압하는데 선봉에 선
무시무시한 경찰청 특수기동대를 말하는데
유단자들이나 거의 냉혈한 들을 묶어놓은 무서운 전경이다.
이들이 쓴 헬멧이 하얀 백색 오토바이용 헬멧이라서 백골단이라고 불렀다.
쇠몽둥이로 시민이건 학생이건, 여자건 무차별 진압하여 거의 철거지역의 깡패, 양아치들처럼 행동하는
집단이었다.
의경은 의무경찰로 군복무대신 경찰로 근무하는것이고
전경은 전투경찰의 약자로 해안이나 벽지, 도서 경찰임무를 수행하기도 하고
도시에서는기동대로 활동하기도 하는 병력이다.
실제로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모습을 보면 실사와 아주 흡사한 백골단이다.
백골단 등장 모습, 구속하는 모습 모두 4:3 비율로
옛날 이야기임을 암시한다.
그런데!!!
여기서 서태지가 아직 안죽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발칙한 반항이 있다.
2014년!!!
지금이 어느시대인가?
박근혜 정부의 민주적이고 국민을 위하고 경제활성화를 위한
그 어느때보다 평화롭고 사고 없고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을 위한 정부 아닌가?
그런데!!!
현실로 돌아온 서태지의 화면사이즈가 왜???
분명 종이학에 옛날 등화관제 훈련 팜플렛이 보이는데
이거 과거인가?
왜 화면 비율이 16:9가 아니라 4:3인가?
그냥 과거 회상의 느낌으로 넣은 것일까?
아니면 제작하다가 실수로 안바꾼거?
시간에 쫓겨서 후반 작업을 못했나?
왜 이 시대가 16:9가 아니라 4:3으로 표현되었나?
지금이 소격동 시대와 같은 시대???
우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태지를 아티스트로 평가할 수 있는
단 하나 남은 실마리는 이 뮤직비디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단지 과거 그런 때가 있었지...가 아니라
지금도 그런 시대에 살고 있지...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지
서태지의 4:3 현실을 그렇게 평가하고 기대해본다.
늙은 서태지, 한물간 서태지를 아직도 의미있는 서태지로 인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근거는
서태지가 과거를 회상하는 사람이 아니라 늘 현실을 반항하고 미래를 꿈꾸는 사람이기에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서태지 소격동 뮤직비디오 감상.
서태지 (SEOTAIJI) - 크리스말로윈 (Teaser)
2014/10/21 - [미디어 리뷰] - 손석희 서태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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