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박상도 아나운서를 방송국에서 만난 적은 많지만 특별히 가까워질 기회는 없었다.
내 성격과는 잘 안맞아서 그렇다.
일단 상당히 남성성이 강하고 좋게 표현하면 서글 서글하고 사람들에게 농담도 잘 건네는 성격인데 내 느낌에는 친하지도 않은데 좀 무례하다는 느낌이 있어서 그리 친해지질 못했다.
그러니까 사실 방송국에서 같이 일을 하긴 했지만 그냥 모르는 사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
하지만 SBS 박상도 아나운서가 저격수의 남자로 썰전에 등장했는데 보수성향의 글을 올리는 자유칼럼그룹에 멋진 글을 남겼던 것이 기억난다.
박상도 아나운서는 “예능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등장한 강용석씨를 보면서 돈 세탁하듯 이미지도 세탁이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라는 쓴소리를 했으며 "알고 보면 나쁜 사람은 없다"고 말하며 “강씨도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나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겠으나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 사람의 언행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공인의 언행은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라는 훌륭한 말을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잘 아는 박상도 아나운서가 왜 언행에 신중을 기하지 못했을까?
지난 23일 오후6시 일산 호수공원 한울광장 수변무대에서 열린 '2015 고양국제꽃박람회 개막식'에서 김준수를 향해 했던 발언이 문제됐는데
박상도 아나운서는 김준수를 보러 온 팬들에게 "김준수의 노래를 듣고 싶으면 잘 해라. 수틀리면 돌려보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박상도 아나운서를 오랫동안 봤던 사람으로서 사실 이 말은 아무 생각없이 농담으로 한 것이었을거다.
내가 박상도 아나운서와 친하지 못한 이유가 사실 이런 스타일의 말들 때문이다.
사람들을 재미있게 하려고 농담이나 장난을 치는 것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남길 수 있기때문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딱히 재밌지도 않다.
그냥 촌스러운 행사 멘트인데 팬들을 배려하지 못한 상처를 주는 말로 들린다.
김준수는 뮤지컬 '드라큘라' 넘버 '러빙 유 킵스 미 얼라이브(Loving You Keeps Me Alive)'를 부르고 무대를 끝마쳤는데 박상도 아나운서는 "다시 김준수를 불러보자"라고 말했고, 김준수가 개막식장을 떠난 것을 보고 "정말 가셨어요? 시간도 남는데? 국회의원님 세 분씩이나 축사도 포기하시고 기다렸는데? 한류 열풍이 무섭네요"라고 말했다.
또 더 논란이 되게 만드는 말이 "예산이 많아지면 내년에는 세곡 쯤 부르시겠네요"라는 말이었다.
앞의 말들을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는 있겠지만 사실 마지막 말은 변명이 통하지 않는 비꼼이며 디스다.
그러니까 박상도 아나운서의 말을 정리하면
앞의 말은 팬들을 약올려서 김준수의 심기를 건드리고 뒷말은 김준수를 비꼬면서 팬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아주 양쪽을 모두 화나게 만든 것이다.
김준수는 디스에 대한 맞디스를 했다.
"사회자님 누군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예의는 좀 차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이를 떠나서 저에게나 팬 분들에게나 참 무례하시군요"라는 글을 올렸다.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김준수를 향한 박상도 아나운서의 발언에 문제가 있었다. 사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김준수는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여러분 속상한 일은 있었지만 우리 이제 그만 풀어요~ 무엇보다 오늘 참 오랜만에 그런 자리에서 노래를 한점. 그것도 내 고향에서 참 뿌듯하고 행복했습니다" 라며 "응원하러 와주셔서 넘넘 고마워요~~ 모두 잘자용"라며 화해의 뜻을 보였다.
아무튼 잘 해결돼서 좋은데 박상도 아나운서는 앞으로도 다음과 같은 점에 주의하여야할 것이다.
아이돌이나 팬덤이 거대한 스타에 대해서는 멘트를 조심해야겠다는 반성을 하지 말고
어떤 인간이나 단체를 대할 때, 자신의 말이 혹시라도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를 고민했으면 좋겠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하는 쓸데 없는 농담이 누군가에게 상처나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반드시 했으면 좋겠다.
박상도 아나운서는 1967년 5월 9일 (만 47세)생이며 SBS 3기 공채 아나운서이며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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