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뉴스 리뷰

억대를 버는 블로거와 억대를 쓰는 블로거

GeoffKim 2011. 7. 5. 15:25
최근... 파워 블로거에 대한 말들이 많군요.
여러분은 파워블로거란 말에서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좋은 느낌만을 갖고 싶은데 말 자체에서 뿜어져나오는
묘한 부정적 아우라가 느껴집니다.

이유가 뭘까요?




 제가 스타 여행책을 내는데 얼마전 마케팅을 담당하는 이사가 그러더군요.

마케팅 비용 중에 천만원은 기본으로 블로거에 들어가야한다고...

그냥 책 주고 괜찮으면 리뷰 써달라고 하면 안되냐?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습니다.

 
블로거가 먼저 얼마줄거냐고 물어보고,

아예 가격 책정을 해놓고 몇회, 얼마나 빨아주냐에 따라 돈을 요구하기도 한답니다.



그냥 설마 설마 했습니다.

이번에 와이프로거란 이름으로 사건이 터지면서 

아!!! 이거였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달에 억대 수익을 창출한다는 파워블로그들...

무엇이 문제일까요?



블로그에 광고 한두개 달고 있고 위드블로그나 에누리닷컴 등에서 물건을 받아

리뷰하는 사람들 모두가 문제일까요?







이러한 극단적인 비약이 이루어지면 기존의 순수한 블로그들은 모두

상처를 받게 됩니다.

실제로 우리는 블로거들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까?

윈도우나 맥에 에러가 났을 때 매누얼보다 더 자세하게 그림과 함께 상세히 설명해준

블로거들을 기억하십니까?

기존 미디어가 다루지 않는 소외된 뉴스와 사람들을 소개해준 블로거들을 기억하십니까?

오늘 도시락 반찬을 뭘할까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준 블로거 여러분들을 기억하십니까?




블로거는 절대적으로 우리사회에 필요한 신개념의 독립 언론이고

미디어이며 플랫폼입니다.





지금 블로거의 위기를 말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블로거가 새로운 의제를 내놓고 역의제 설정되어 기존 대형 미디어로 들어간 일들은

비일비재합니다.



발굴의 의미 뿐 아니라 재조명, 재해석의 중요한 커뮤니케이션도 블로거가 앞장서고 있습니다.

블로거의 아이디어를 받아다 쓰고 거꾸로 뽑아먹는 기자와 PD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 훌륭한 블로거들을 몽땅 묶어서 파워블로거의 위기라고 난리들인지 안타깝습니다.




매체력이 어마어마한 신문과 방송은 위기가 아니고

블로거만 위깁니까?







블로그를 이용해먹고는 싶지만 광고시장을 나눠먹고 싶지는 않은 견제는 아닌지요?



마케팅적으로 의미있는 숫자가 되는건

가뜩이나 작은 광고시장을 또 나눠 파이가 작아지니까요



사실 블로거들의 공동구매보다 더 문제는 온라인 신문사의 광고 행태겠지요.










이게 질적으로 블로그보다 뭐가 더 나은건지,

또는 신뢰할 수 있는건지...



기자들은 전립선 치료 다 받아보고 비아그라도 검증해보고 광고하는 것입니까?

공신력 높은 기존 언론의 리뷰 광고와 간접광고는 그 위험도가 블로그에 댈것이 아닙니다 ^^




자!!! 이야기가 역시 잘못 흘러가고 있군요.

기존 언론도 하는데 블로거가 하는게 뭐 어떠냐?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블로그의 특수성이 있습니다.





블로그는 대안언론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기존의 재벌이 하는 언론이나 수익창출 극대화를 위해 생겨난 미디어가 아니라고

독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문제 발단의 원인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독자에게 써보지도 않은 물건을 소개하거나 ,

또는 일정 비율의 수익쉐어를 목적으로

포스팅을 하게 되면 이것은 어찌보면 사기일 수도 있는겁니다.







미국의 경우 이런 문제때문에 FTC(미 연방거래위원회)가 새로운 법률을 만들었습니다.

연예인이나 블로거가 제품에 대해 대가나 보상을 받고 홍보하게 되면

반드시 해당 사실을 공개해야한다는 법률입니다.

규정을 위반하면 최고 1만 1000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내야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광고는 광고라고 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완전히 믿지 않습니다.

근데 인기있는 파워블로거나 연예인이 "제가 쓰는 물건인데 상당히 좋더라고요..."라고 말하면

이것은 신뢰도가 높고 광고의 일종이라고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파워블로거가 써보고 좋다는 컴퓨터 리뷰가 포털 배너보다 효과가 좋다는 것이고

게다가 광고 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자! 이제 순수한 블로거 여러분은 이렇게 하면 됩니다.


1. 써보고 좋은 것만 리뷰한다.


제가 위드블로그나 에누리닷컴 체험단에서 리뷰를 쓸 때 단점이 있다면 단점을 밝혔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물건은 없을테니까요...

실제로 모 업체에서 배달대행 사이트를 홍보하는 리뷰가 있었는데

제가 리뷰어로 선정되어 배달을 시켜봤더니 1시간이나 약속시간보다 늦었습니다.

3만원 정도 체험비용을 제공하는 리뷰였는데 저는 8만원 정도의 음식을 시켰고

음식이 늦게 오는 배달대행 서비스는 홍보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미 약속을 한 리뷰라서 꼭 써야한다면 사실 그대로 쓸 수 밖에 없다고 하자

5만원의 추가비용도 안받고 리뷰를 쓰는 것은 제 맘대로 하라고 백배 사죄를 했습니다.


업체의 문제가 아니라 퀵서비스 배달원의 문제였다고 해서 그 문제를 반드시 시정해달라고 하고

리뷰는 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리뷰 대행하는 사이트에서 찍혔는지 다음부터 리뷰어로 선택이 안되더군요... ㅎㅎㅎ



그래도 냄비 하나 받으려고 책하나 공짜로 얻으려고 좋지도 않은 것을 좋다고 말하는 것은

언젠가는 다 들통이 납니다.

개인 블로거도 신용을 잃게 되면 복구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쓰는 리뷰어가 멀리보는 현명한 블로거입니다.





2. 부담되는 것은 받지 말자.


블로거 중에 일단 받고 보자는 식의 블로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얼마전 모 카메라 한국지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새로운 카메라를 출시하여 해외 본사에 런칭행사를 한국 대표 2인 중 1인으로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보통 카메라 회사가 아니라 세계 최고 럭셔리 회사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고 새로운 카메라라면 사족을 못쓰는 제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만져본다는 영광을 뿌리치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기브앤 테이크란게 있죠?

그렇게 좋은 기회가 저에게 주어지면 그만큼 전 뭔가를 해야합니다.
포스팅이겠죠...
SLRCLUB에도 글을 올려야하고 제 블로그에도 글을 올려야할거라 예상했죠.

근데 그 카메라 스펙이 발표도 안된 상태이고 어떤건지도 모르고
포스팅 약속을 하는건 꽤나 불안했습니다.


결국 그렇게도 좋은 기회를 저는 놓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 리뷰신청을 할 때 그 물건이나 행사를 꼼꼼히 살펴봅니다.
리뷰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개선된 포인트가 매우 편리한 것인지,
또는 가격적 메리트가 있는지 등등 살펴보는겁니다.

막상 받았는데 수준이하라면 정중하게 사과하고 물건을 돌려보내는 것이
자신의 자존심과 블로그를 지키는 일입니다.


실제로 3번 물건을 돌려보낸다고 연락한 적이 있었는데
2번은 그냥 써보시라고, 쓰다가 좋은 점이 있다면 그 때라도 리뷰해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3.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이 구매해서 체험하고 리뷰하는 것.

이 간단한 원칙만 지키면 사실 블로거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죠.


저에게 어떤 분이 카메라, 렌즈 받아서 리뷰하는게 너무 부럽다고 하셨습니다.
켁 ㅜㅜ
이제야 그 말 뜻을 알았지만 

사실 전 카메라, 렌즈 받아서 리뷰해본적 한번도 없습니다.

삼성 NX같은 경우는 제가 구입하고 싶은 기종이 아닌데 많은 분들이 관심 있으셔서
삼성쪽에 카메라를 빌려줄 수 없겠냐고 메일 보냈는데 답이 안옵니다 ㅜㅜ

그리고 라이카 S2의 경우는 외제 자동차 한대 값이라 문의를 한번 했었고요...
결국 이것도 불발로 그쳤습니다 ㅜㅜ


그 외에는 모두 제 돈으로 사서 써보고 SLRCLUB에다 중고로 판매합니다.

그렇게 신품 사서 중고로 팔아 손해본 금액이 부끄럽지만
엑셀 파일에 보니 몇년간 1억이 넘었습니다.


(이 부분은 곧 카메라 장터 거래하는 법에서 크게 다룰 생각입니다 ㅜㅜ)


그런데 말이죠...

이렇게 제돈으로 사서 리뷰를 하다보니 저의 사용기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좀 있습니다.
업체에서 받은 제품을 리뷰하는건 이미지 파일로 CG작업을 예쁘게 해서 멋진 리뷰를 작성해야하지만
전 제맘대로 해도 됩니다.

느낌만 리뷰해도 되니 얼마나 편하고 
또 느낌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겠습니까?




결론적으로...

자신의 글로 인해 누군가가 오해하고 경제적 손실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절대 돈받고 글 써주는 일은 할 수 없을겁니다.

그리고 어떤 대가를 받고 글을 썼다면 왜곡되지 않게 쓸 수 있는 자존심과 함께
제공받은 대가를 리뷰에 적도록합시다.



오늘 신문을 보니 사업자등록증도 없이 부당이익을 챙긴 파워블로거들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합니다.
이 무슨 동네 창피한 일입니까?

지금이라도 블로거의 탈을 쓴 장사꾼들이 사라지기를 바라고
블로그 문화 전체를 의심하는 언론과 독자들의 오해가 사라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