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불후의 명곡II를 오해했고 아이돌을 섣불리 판단했던 나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다.
처음 불후의 명곡II가 등장했을 때 나가수의 아이돌버전 카피가 아닌가 생각했다.
그 점에 미안하다!
카피로 따지면 '위대한 탄생'은 '슈퍼스타K'를 따라한 것이고
또 '슈퍼스타K'는 '아메리칸 아이돌'을... 전국 노래자랑을 따라한 것 아니겠는가?
KBS 인간극장은 MBC 인간시대를 따라한 것이고..
SBS 꾸러기카메라는 MBC 몰래카메라를 따라하고 뭐 그렇게 볼 수 있겠나...
예전 어떤 예술가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하지 않았나...
무한도전이란 놀라운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자기가 먼저 기획했었다고 말하는 피디가
방송3사, 케이블을 합쳐서 200명 정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불후의 명곡II가 아류작이라는 논란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의미있는 부분은 불후의 명곡II가 어떤 의미가 있는가이다.
<나는 가수다>는 과거의 가수들이 과거와 현재의 노래를 한다.
<불후의명곡II>는 현재의 가수들이 과거의 노래를 하고 그 노래들은 미래가 된다.
물론 나가수의 가수가 과거라는 것은 극단적 표현이지만 편한 대비를 위해 그렇게 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불후의 명곡에는 미래가 있다.
우선 아이돌이 그렇게 노래를 잘하는지 몰랐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회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나가수의 가수들은 이미 정상에 있는 사람들이기에 발전해봤자 그 크기가 작고
오히려 편곡과 퍼포먼스가 볼거리다.
하지만 불후의 명곡에는 훌륭한 편곡도 있지만 가수들의 놀라운 실력을 보는 재미가 있다.
나가수가 기존 가수들의 재발견이라면 불후의 명곡은 그냥 발견이다.
특히 효린은 지금 나가수에 내보내도 될 정도다.
비스트와 슈퍼쥬니어에 그렇게 노래 잘하는 친구들이 있었는지 팬들 외에 누가 알았겠는가?
나가수에 장중함이 있다면 불후의 명곡에는 풋풋함이 있다.
떨어지면 끝장나는 자존심 대결보다는 아이들의 떨림과 풋풋함이 기분 좋다.
전설이라고 부르는 심수봉, 부활, 민해경, 주현미 등의 훌륭한 가수들은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젊은 가수들의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힌다.
이것이 문화다.
전 세대가 이룩한 것을 배우고 그것을 발전시켜 또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그런게 문화다.
불후의 명곡1이 오락적으로 포장했다면 불후의 명곡2는 서바이벌로 풀어낸 것이다.
오랜만에 TV를 보게 만든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요즘 가수들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를 한번에 풀어준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II는
어떤 면에서는 나가수보다 훨씬 훌륭한 프로그램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아이돌이 출연하다보니 아주 많은 논란과 루머와 비판들이 횡횡한데...
예를 들면 잔인하다든지, 누가 더 노래를 잘한다든지, KBS와 기획사가 손잡고 음원 판매를 위해
노력한다든지....
어떤 프로그램이 이런 논란으로 부터 안전하겠는가?
책소개나 뮤직비디오는 문제가 없나?
영화 소개 등등 모두 간접광고다.
음료수, 과자와 다른 점은 그것들이 문화이기에 장려해야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나가수 때문에 음원이 엄청 팔려서 대한민국 음악시장이 망가진다고?
그게 그렇지 않다.
불후의 명곡이 나가수의 진함에 물타기하고 또 곧 시작될 슈퍼스타K가 물을 타고
또 수많은 컨텐츠들이 신규 등장하여 독점 현상은 금방 사라진다.
나라에서 건드리지 않아도 자동으로 남 잘되는 것 막는 것이
자본주의의 기초 아니겠는가?
나가수를 보며 우리 대중음악의 퀄리티 높은 무대를 지켜 나간다고 생각하듯
불후의 명곡을 보며 우리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예쁜 청춘들을 발견하고 키워나간다고 생각하자!
앗 그리고 중요한
또 한가지 수확!
지상파에서... 신동엽이 되살아났다.
프로그램에서 꼬옥 확인하시기 바란다.
강추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시즌 2
KBS2 (토) 오후 0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