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술

장혁 여행, 샌프란시스코 유니언스퀘어

cultpd 2011. 8. 26. 06:30


장혁과  커뮤니케이션 여행 시리즈.
샌프란시스코 유니언스퀘어 (Union Square)



캘리포니아주에 들어서자마자 장혁과 나는
유니언 스퀘어를 찾았다.

그리고...
장혁은 길거리 핫도그 가게에 두,세명의 뒤로 줄을 섰다.
거리에서 파는 핫도그를 먹어보지 않고
어찌 미국을 이야기할 수 있냐는 것이다.

거창한 이야기를 몇가지 했지만
역시 내가 보기엔
단지 핫도그를 먹고 싶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직접 소스와 양파를 갈아 넣는데
그 모습이 귀엽다.

배우 장혁이 길거리에서 핫도그를 먹는다.







그래!

오늘의 커뮤니케이션 주제는 '길거리'가 좋겠다.




유니언 스퀘어.
샌프란시스코의 중심가에 있는 큰 광장이다.

유명한 영화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젊은 시절,
이 곳에서 마임으로 연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도 곳곳에는 마임하는 사람, 음악하는 사람,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있다.

예술이란 것과 길거리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핫도그와 스테이크가 다르듯,
그렇게 예술은 길거리에서 파는 핫도그가 될 수 있을까?


사람들은 흔히 길거리, 시장바닥을 저속하고 가난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시작된 철학과 문화를 형편없는 것으로
비하한다.


시장 철학과 길거리 문화는 과연 형편없는 것일까?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장혁은 식후 끽연을 즐긴다.

요즘 술, 담배가 나오면 안된다는데
오랜만에 배우가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니 반갑다 ^^


멀리서 은은하게 재즈 선율이 계속 울리고 있다.
선율은 풍경에 담겨 고스란히 추억이 되고 문화가 된다.






인순이가 얼마전 멋진 노래를 불러 사람들을 울렸다.
흑인 소울의 재즈풍 목소리가 '아버지'코드와 맞아떨어져
눈물이 줄줄 흘렀다.

그런데 재즈가 어떤 음악일까?
화려한 공연장에서 드레스와 턱시도 차려입고 듣는 음악일까?




재즈는 원래 천한 음악이었다
뉴올리언스에서 시작된 재즈는 노예로 신대륙에 팔려온 흑인들, 혼혈인들,
빼앗기고 짓밟힌 민중들이 영혼을 달래려 불렀던 울음이자 한숨이었다.

물론 나중에는 화려한 옷을 차려입은 가진 자들이 감상했겠지만
그 시작은 바로 길거리, 시장통, 선술집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시장바닥과 길거리를 무시하는 풍조는
기득권 백인과 주인마님, 가진 자들이 만들어놓은 멍에일지도 모른다.





길거리에서 들리는 그들의 음악이 좋다!

참 좋다...


단지 음악을 듣는 행위가 아니라

문화를 느끼게 한다.


눈으로 샌프란시스코를 본다면

귀와 코와 피부는 각각의 기능으로 그 그림에

색칠을 하고 효과를 준다.


그 음악과 함께 샌프란시스코가 기억속에 첨부된다.


장혁은 굳이 CD를 사야한다며 매니저를 찾는데 매니저가 없다.

작가 돈을 빌려서 장혁은 CD를 구입했다.


이 모든 행위를 모아서 우리는 문화라 부르고 싶었다.







어떤 사람들은 격조 높은 곳이 아니면 노래하지 않고
어떤 사람들은 완벽한 세팅이 없으면 전시를 거부한다.

하지만...






우리가 문화라 부르는 것이 그렇게 거창하고
부담스러운 것인가?

자연스럽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파된 문화란 것의 본질은
그리 부자연스러운 것이 아닐 것이다.


예전 <이경규의 몰래카메라>에 인순이가 출연한 적이 있다.
한 회사가 부도처리되는 시점에 열린 행사에
인순이가 초대된 설정이었다.
그녀는 출연료를 반납하고 그들에게 진심어린 노래를 불러주었다.

그 때 들었던 <거위의 꿈>은 어떤 클래식보다,
어떤 웅장한 공연보다 숭고했고 아름다웠다.





장혁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멀리서 들려오는 음악소리와 아름다운 그림들이
나를 풍성하게 하고 이곳을 최고의 공연장,
혹은 전시장으로 만드는 것 같다"



예전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친구들이 밴드를 결성하여
오랫동안 연습했던 시나위의 음악을 선보일 때다.
아이들은 좋아서 난리가 났고 공연 분위기는 최고조였다.

그 때 클래식을 사랑하는 음악 선생이 갑자기 등장하여
친구의 기타를 뺏더니 집어 던져 버렸다.

"이게 음악이냐?"라고 외치며
미친 듯 화를 내고 악기를 발로 차던 음악 선생이 생각난다.

전자기타의 굉음과 함께 우리는 음악도, 문화도 잃어버렸다.
그 질식할 것 같았던 분위기에 반항 한번 못했다.
그 시절이 그랬다.

지금 우리의 문화는 안전한걸까?
술마시는 내용이 가사에 있으면 금지곡이 되는...


이런 생각에 빠져있는 나에게 장혁이 말했다.

케이블카 타러 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