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진 못찍는 사람은 어떻게 찍을까?
어떤 사진을 못찍은 사진이라고 말할까?
그렇습니다.
잘 찍은 사진은 주관적이라 아무도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못찍은 사진은 분명 있습니다.
vintage kitchen things by **tWo pInK pOSsuMs** |
그래서 첫 주제를
사진의 무게 중심을 잡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천부적인 균형감각으로 사진 속 요소들의
무게 중심 계산을 아주 잘 해서 안정된 구도를 보여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사진 못 찍는 사람은 도무지 무게 계산을 못합니다.
어느 한쪽으로 무게가 실려서 사람의 눈이 편하지 않고
불안하게 된다는거죠...
A New Life in My Hand by Sea Frost |
구도 결정의 문제인데요...
몇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많이 들어보신 얘기로 황금분할이란 것이 있죠?
인간의 눈이 균형감 있는 사물, 혹은 구도를 보고 편안함을
느끼고 안정감을 갖는다는 겁니다.
너무 어렵죠?
옛날 파르테논 신전이나 미인의 얼굴이나 자연 속의 꽃이나
모든 것을 봤을 때 인간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균형미가 있다는 겁니다.
대칭 역시 좌우상하의 균형감을 주는데 꽤나 큰 도움이 됩니다.
Spiral Staircase by adebⓞnd |
Flowers in a star / Flores en una estrella by . SantiMB . |
구도를 잡을 때 일일히 수학적으로 계산을 못하니
저는 쉽게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지
무게로 균형감을 느껴보는 것입니다.
못찍은 사진 한번 보시죠...
무게를 한번 느껴보세요.
균형이 맞나요?
이 사진은 밑 쪽이 너무 무겁습니다.
왼쪽보다 오른쪽이 큰 집 때문에 더 무겁고요.
발밑의 공간은 여유가 하나도 없는 반면, 머리 위(헤드 스페이스)로는
공간히 엄청 많이 남아 있는거 보이시죠?
무게 계산을 본능적으로 잘못한겁니다.
무게를 한번 맞춰보죠...
하늘의 공간만큼 땅의 공간을 늘렸더니 더 안정적이 되었고
왼쪽으로 나무와 돌담을 더 넣어서 오른쪽이 무겁던 것을 보충했습니다.
사진을 좀 멀리 떨어져서 보시면 X자 형태의 안정된 구도가 보이실겁니다.
보이시나요?
물놀이 사진도 한번 전체 적으로 보십시오.
좌우 균형이 느껴지시나요?
뒷쪽 돌벽의 수평을 보시면 기울어져 있죠?
격자 스크린이나 카메라 LCD 등에 보면 수평을 맞추기 쉽게 하기 위해
직선을 여럿 그려놓은 것이 있습니다.
그게 균형을 잡으라는 건데요...
저 돌벽에 격자로 수평을 맞췄다면 사람들의 균형이 깨졌을 겁니다.
그러니까 기계적으로 어떤 물건에 격자무늬를 맞춘다고 수평이 맞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깁니다.
수평은 무게로 잡는 것이 정답입니다.
좌우의 무게를 재어보고 상하의 무게도 재어보는 겁니다.
이걸 감각적으로 찍다보면 수평도 맞출 수 있습니다.
눈은 감각적으로 보는 것이지, 격자스크린이 눈에 달린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여기 아주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무게는 실제 물리적인 무게를 재는 것이 아닙니다!!!!!
김피디의 상반신을 잘라버리고 밑으로 몰아버렸는데
위의 공연단이 있기 때문에 무게 중심이 잡힙니다.
왼쪽 깃발과 오른쪽 사람이 잡혀서 아주 무게가 정확합니다.
공연단 앞에 서있는 김피디를 표현하고자 했다면 이 사진은
무게를 잘 지켰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공연단이 없었다면 이 사진은 그야말로 못찍은 사진이 되겠죠.
아이가 오른 쪽으로 몰려 있죠.
하지만 뒷 쪽의 아이가 왼쪽에 배치되어 좌우의 무게가 비슷해집니다.
이건 다른 사람이 찍어준건데요.
윗쪽이 엄청나게 무겁죠?
밑에 무거운 것도 없고 감정도 없습니다.
윗쪽에는 사람이 네명에다 비행기까지 있는데 이렇게 찍었다는건 정말 ㅜㅜ
게다가 왼쪽이 더 무겁죠?
그러니까 왼쪽과 윗쪽으로 무게가 기울어버린 대표적인 잘못된 사진입니다.
무게 이론을 떠나서 그냥 딱 보기에 잘 못 찍은 사진처럼 보이시죠?
이것이 바로 무게 중심을 못잡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열받게 저 여배우 얼굴도 안나오게 찍어서 추억도 안되고 정말 짱납니다.
다른 배우도 아닌 어여쁜 송혜교 양인데 말이죠 ㅜㅜ
우씨~~~
흔들려서 송혜교라고 아직도 믿을 수 없는 ㅜㅜ
감정과 시선에도 무게가 있다고 했죠?
오른쪽으로 몸이 더 치우쳤지만
안정감있게 보이는 이유는 아이의 얼굴이 왼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선에도 보이지 않는 무게가 있기 때문에 시선 방향에 스페이스를 더 줘야합니다.
이 사진도 좌상단의 인형이 없었으면 오른쪽으로 무거운
사진이 될 뻔 했습니다.
사진 촬영을 할 때 수학적으로 계산하다가는 찍히는 사람도 힘들고
찍는 사람도 힘듭니다.
이것은 감각적으로 균형을 잡는겁니다.
io lo so che non sono solo anche quando sono solo. by Giovanni Giorgini |
왼쪽으로 휘어진 꽃이 무게를 힘껏 잡아당기고 있어
상당히 안정된 밸런스를 보여줍니다.
다음 사진은 안좋은 케이스입니다.
가운데 있는 분을 포커스 맞춰서 중앙에 위치함으로 괜찮을 줄 알았겠지만
역시 왼쪽이 너무 무거운데 비해 오른쪽 공간은 비어 있으니
불안한 사진이 됩니다.
초보자들의 가장 큰 실수가 뭐냐하면
피사체를 중앙에 두려고 한다는 겁니다.
시선방향에 무게를 실어 중앙에 있는 분을 오른쪽에 몰아놓았으면 좋을 뻔 했습니다.
놀랍게도 위의 사진을 찍은 사람은 배용준의 겨울연가를 촬영한 카메라 퍼스트입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시선 방향에 스페이스를 더 주어서
아이가 왼쪽에 몰려있지만 부자연스럽지 않습니다.
헤드 스페이스가 좀 많은 것 같은데 왜 불안하지 않을까요?
무릎을 자르는 니샷 정도의 사이즈인데요...
충분히 사람의 몸이 나왔기 때문에 헤드스페이스가 좀 많아도 허용이 됩니다.
만약에 허리를 자르는 웨스트 샷이거나 젖꼭지를 자르는 바스트 샷이었으면
불안할 수 있습니다.
다음 사진처럼 시선은 카메라 방향이지만
몸이 나아가는 방향이 왼쪽이기때문에 왼쪽에
스페이스를 두었습니다.
왼쪽에 스페이스가 없으면 벽에 부딪힐 것 같은 불안함을
주는겁니다.
Disappointed by The Round Peg |
여기서 아주 중요한 팁을 드리겠습니다.
화면을 3등분하고 맨 윗쪽 선에 눈을 맞추면 쉽게 황금분할에 가까운
구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초보자들은 이렇게 하면 훨씬 안정된 구도를 유지할 수 있을겁니다.
제 사진들은 못믿을 수 있으니 유명한 작품을 한번 보겠습니다.
오늘은 왠지 혜교가 보고 싶네 ^^
1/3 지점에 눈이 오니까 상당히 안정된 느낌을 주죠?
그리고 시선에 따라 스페이스 주는 것도 정확히 지켰죠?
밑의 째려보는 듯한 시선들을 보시면 오른쪽에 스페이스를 주었고
위의 정면보는 컷들은 스페이스를 안준 것 보이시나요?
이것 역시 프로들은 생각도 안하고 그냥 막찍어도 본능적으로 이렇게 됩니다.
혜교를 봤더니 현빈도 보고 싶네... ㅜㅜ
어떻습니까?
1/3에 눈을 맞추고 시선방향으로 스페이스 주는 것 보이시죠?
기초적으로 요렇게 촬영하시면 큰 실패는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
an old lady with an umbrella in Ravangla market! by Sukanto Debnath |
지금까지 말씀드린 구도의 기본은 그야말로 기본입니다.
뎃생도 못하는데 피카소 그림을 그릴 수는 없겠죠?
피카소도 데생에 매우 뛰어났다고 합니다.
기본을 알고 변칙을 쓰면 변칙이 되지만
기본을 모르고 변칙이 나오면 그건 그냥 못찍은 사진이 됩니다 ^^
사진에 정답이 없기 때문에
기본 구도를 바탕으로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구도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에 스페이스를 줘야하지만
작가의 의도가 흰 벽을 보여주고 싶다면 그렇게 하는겁니다.
윗쪽 시선 방향으로 스페이스를 더 줘야하지만
윤계상의 손동작에 느낌을 주고 싶다면 이런 사이즈가 가능하죠...
이 사진은 작가가 찍은건데...
역시 의도적으로 황향한 벌판을 표현하고 싶었을 겁니다.
비어있는 공간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도 보시면
하얀 돌계단이 너무 예뻐서 구도를 이렇게 잡았죠.
시선방향 처리는 정상으로 했고요...
우리 예쁜 작가랍니다 ㅎㅎㅎ
그리스에서 만난 아이들을 찍은건데요...
멀리 아이가 오른쪽에 균형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김성은, 차현정의 다리입니다.
음흉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나름 저의 작품활동입니다 ㅎㅎㅎㅎ
다음은 초상권으로부터 자유로운 블로거 꼴찌 피디를 보시죠...
왼쪽 바닷가 건물들이 너무 예뻐서 이렇게 사람을 한쪽으로 몰았습니다.
건물 전체의 균형을 맞춰야합니다.
일직선이 아니지만 건물의 무게중심을 최대한 맞춰서 안정된 구도를 찾아야합니다.
나중에 인물 포즈에 대해서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꼴찌 피디처럼 밋밋한 포즈보다는
김피디처럼 어느 정도 액션을 취해주는게 좋겠죠?
다리 한쪽을 든다든가...
이 사진은 아까 초라한 작품을 보여줬던
겨울연가 카메라 퍼스트의 작품인데요...
나름대로는 구도 좀 안다는 친구라서 아마 기본형을 깨뜨린 모양입니다.
이런 구도는 정말 과감한 구도입니다.
어떤 책에서도 볼 수 없는 구도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무게는 흐뜨러지지 않았음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모델이 멋있어서 그런거지
다른 사람을 이렇게 찍어놓으면
참 우스운 사진이 되죠...
어떻습니까?
역시 헤드스페이스를 없앤다고 해서
누구나 멋있는 건 아니죠?
기본을 알고 깨는 것과
몰라서 깨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의 핵심이 바로 무게 중심을 잡는 것입니다.
영어로 밸런스입니다.
자 오늘은 워밍업으로 사진의 완전 기초...
무게중심을 잡는 것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사진을 시작하려는 많은 초보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