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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잔혹동시 논란, 김바다 시인과 출판사 대표가 함께

GeoffKim 2015. 5. 8. 01:13

잔혹동시 논란, 과연 이것은 어린이의 작품이었나 들여다봤다.

잔혹동시 논란, 규제와 금기 사이... 솔로강아지 전량 폐기




글에 제한이 있어야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며 특히 대중에게 소개되기도 전에 누군가에게 검열을 받거나 수정, 삭제되는 것은 죄악이라 생각한다.

어떤 글이나 어떤 말이나 할 수 있는 자유가 사람에게는 주어져야한다.

사람도 그러한데 글을 쓰는 작가에게는 더더욱 한계나 제약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글과 생각을 표현하고 그 글과 말이 누군가에게 전해질 때는 책임이 뒤따른다.

잔혹동시 논란으로 동시집 '솔로강아지'가 전량 폐기처분된다는 소식을 듣고 나라 꼴이 어떻게 되려고 아이의 순수한 동시까지 문제를 삼나 열이 뻗쳤다. 아이의 생각이 잔인할 수 있다는 것은 문학적으로도 이미 오래 전 나타난 현상이고 바퀴벌레 날개를 뜯고 다리를 하나씩 뜯어 먹는 것도 아이만의 동심이고 순수라고 생각했기에 기성 세대들의 오버이며 해프닝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잔혹 동시 논란의 '학원가기 싫은 날'이란 시를 읽고 나서 내 생각이 너무 급했고 짧았음을 알았다. 이게 좋은 시인가, 나쁜 시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이건 시인가, 아닌가의 문제로 접근해야할 것 같다.


쉽게 얘기해서 시적인 표현은 어디까지 가능한가에 대한 문제로 잠시 머리가 아프다.



초등학생 잔혹동시 학교가기 싫은날 '솔로강아지' 중 


자, 잔혹동시 논란의 시작이다.

학원 가기 싫은 아이의 마음을 시인 초등학교 5학년 A(10)양은 정말 강하게 요즘 핫한 말투와 정서로 표현했다. 패륜아라고 논란과 비난이 쏟아지자 초등학생 잔혹동시 논란의 주인공 A양의 어머니가 인터뷰를 했다.

그런데 역시 예상대로 A양의 어머니는 김바다 시인이었다. 보통 부모의 아이에게 나오기 힘든 시적 허용 극대화를 볼 수 있기때문에 아버지나 어머니가 실험 영화 감독이거나 작가, 연예인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어머니는 시인이었다.(우포늪의 시인 김바다 시인과는 동명이인으로 동시 쓰는 김바다 작가와는 다른 작가임)

내가 그런 추측을 한 이유는 아이를 이용하여 한번 떠보려는 한물 간 연예인이거나 잔인한 호러영화를 만드는 감독이거나 아이에게 작가적인 한계 극복을 태어나면서부터 가르쳐 온 작가의 아이일 거라고 생각했기때문이다.



그리고 어머니 김바다 시인의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굉장히 놀라운 말을 발견한다. 악플을 보여줬더니 아이 눈가에 눈물이 고이더라. 그러더니 '그래도 난 내 시가 좋아!'라고 했다는 인터뷰 내용이다.

일단 아이에게 악플을 보여주는 것도 아이의 정신 건강에 안좋을 것인데 아이에게 시련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참 놀라운 교육 방법이다.

게다가 딸이 엽기 호러물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사실 엽기나 호러라는 것들이 초등학생이 보기에 대부분 법적으로 막혀있는 것들이다. 


김바다 시인의 교육법에 가장 중요한 미스가 하나 있는데 아이를 한 사람의 인격체로 인정하고 자유롭게 사고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은 교육법이기는 하지만 한창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잔인하고 과격한 것은 안좋은 영향을 준다.

예를 들면 뇌의 성장은 어릴 때 그 성장을 다하고 그 이상 자라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때 받는 충격이나 상처는 평생 어떻게 성격에 미칠지 또 발현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의사들의 중론이다.

아주 어릴 때 톰과 제리를 보여주면 안된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었는데 이유가 뭐냐하면 고양이가 제리를 망치로 때리는걸 보고 아이들은 망치로 친구를 때려도 죽는다는 사실을 인지 못하고 톰이 높은 곳에서 떨어져 땅바닥에 빈대떡처럼 붙었다가 다시 일어나는 걸 보면서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극단적으로 어릴 때 예이고 초등학생도 마찬가지로 이 시기에 어떤 것을 보고 자라는가에 따라서 섹스에 대해서도 혐오감을 느낄 수 있고 살인에 대한 충동을 느낄 수도 있고 또 가학증, 노출증, 대인기피증, 고소공포증 등등 수많은 공포와 성향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생각과 고민을 갖게 하고 싶지만 가급적 어릴 때는 좋은 것만 보고 자라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 심리학, 유아교육학 등 대부분의 상식이다.


아이는 학원이 가기 싫어서 엄마를 잡아 X고 싶다고 말할 수는 있다. 이건 귀여운 초등학생의 동시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엄마를 X고 싶다 수준의 글이 아니라 그 잔인한 행위 자체를 필요 이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것은 학원 가기 싫은 고통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에게 잔혹하게 복수하는 행위 묘사에 집중되어 있다.

예를 들면 학원이 얼마나 가기 싫은지 엄마를 잡아 X고 싶다고 하고 또 학원 가기 전에는 어떻다든가 학원에 안가면 어떻겠다든가 이런 식의 묘사가 안나오고

오로지 엄마를 살해하는 방법을 지독히 잔혹하게 묘사하여 그 방법적인 묘사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삶아X고 구워X고 씹X먹는 것은 시적 허용으로 봐줄 수 있지만 그 다음부터는 그 행위에 집중하여 눈깔, 그리고 이빨까지, 또 머리채를 뜯고 살코X로 만들어 떠먹고 이런 복수 방법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다.

정말 백번 양보하여 여기까지도 시인의 창작이라 봐준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다음이 더욱 큰 문제다.

눈물을 흘리면 핥아 먹는다는 것, 이건 복수, 증오의 행위를 초월한, 그러니까 글로만 보면 학원 가기 싫은데 보내는 엄마에 대한 복수의 정도가 아니라 복수 자체에 집중하고 묘사한다는 것. 

끝으로 심장은 맨 마지막에 X는데 그 이유가 가장 고통스럽게 하기 위함인 것 같다.



자, 초등학생 잔혹동시 논란의 종결.


초등학생이 이런 글을 쓸 수 있다. 그럼 보통의 어머니들은 정신 병원에 데려가서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지 검사부터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신병원이라고 하면 무슨 큰 문제가 있는 것 처럼 생각하는데 사실 감기에 걸리는거나 넘어져서 무릎에서 피가 나는 것 처럼 그냥 마음에서 피가 나는 것이 정신과 치료인 것이다. 

물론 엄마가 시인이다보니 이런 놀라운 엽기시를 시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 작가적 포용력과 아이를 키우는 독특한 방법에 대한 철학이라고 한다면 남의 집 가정교육에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이의 시가 사회와 만나고 불특정 다수, 이런 동시인지 전혀 모르고 아이가 읽었을 때는 얘기가 다르다. 이건 분명 글을 읽은 어떤 아이에게 영향을 줄 것이고 그 아이들이 자라서 또 사회를 만드는 것, 분명 책임이 뒤따르는데 이 책임을 누가 지겠는가?


영구 없다 심형래 유행할 때 학부모들이 애들 교육에 안좋다며 코미디를 중지하라는 것과 혼동하면 안된다. 바보 흉내는 내도 상관없지만 엄마를 X해하는 생각을 해서는 안되기때문이다. 이런 것을 사람들은 반 인륜적인 행동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시를 썼는데 시인 엄마가 참 자기 자식 훌륭하다고 생각했으면 잘했다고 칭찬하고 살면 될 것으로 사회에 끄집어 내서 책으로 출판한 순간 이것은 법적인 책임이 뒤따른다.

아이는 그런 잔혹한 글을 쓸 수 있지만 부모가 그 글을 출판하자고 출판사 대표와 협의할 때는 분명히 이런 사회적인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을 것이고 그에 대해 걱정과 많은 의논을 거쳤을 것이다.

그러니 사실은 이 문제는 글을 쓴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출판사 대표, 편집자와 삽화가, 도대체 삽화는 은유적으로 표현하든가 해야지 심장과 피를 그려놓고 동시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다는건가?

분명 부모와 편집자, 삽화가, 출판사 대표가 이 시를 읽은 아이들에게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초등학생 잔혹동시 논란, 학교가기 싫은 날 외의 시 '솔로강아지' 중


만일 이 시들이 정말 아이가 쓴 글이라면 분명 천부적인 소질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패륜동시로 여론몰이를 한다는 어머니의 주장은 그래서 안타깝다.

"한국에서 노벨상이 배출될 수 없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어머니는 물었다는데 그로테스크한 작품들을 내려면 동시라는 이름을 붙여서는 안되는 것이다.

성인이 쓴 시였다면 이렇게까지 이슈가 됐을까? 그리고 성인용 시라면 이렇게까지 뭐라고 할까?

19금이라도 붙여야되는 것이지 출판물에는 윤리가 없고 문학적 억울함, 딸의 천재성에 대한 억울함만 있나?


사실 마광수 교수의 즐거운 사라 같은 작품은 땅콩을 여성의 어딘가에 넣고 그런 이야기로 저질, 변태라는 얘기를 듣고 구속까지 당하고 연세대에서 해임되는 등의 일을 겪었는데 그런 일이라면 무조건 작가의 편이고 거짓말 같은 영화가 논란이 있을 때도 무조건 감독의 편이겠지만 이번 것은 그 정도가 너무 심하고 저급하고 어른들의 의도가 선명했다. 

 

잔혹 동시를 빼지 않고 출판한 것에 대한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 것은 

결국 출판사도 아니고 부모도 아니고 이 동시집을 읽은 아이들과 잔혹동시 이외의 좋은 시들까지 폐기처분되는 작가, 초등학생 A양일 것이다.


지난 6일 출판사 가문비는 3월 30일에 출간된 동시집 '솔로강아지'의 '학원가기 싫은 날'이란 작품의 잔혹동시 논란이 일자, 시중에 팔린 책을 모두 회수해 폐기처분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