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궁금하여 찾아보니 한국갤럽이 마침 지난 2일에서 4일까지 3일간 전국 성인 1005명을 조사한 여론 조사가 있다.
메르스 확산 사태가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볼 수 있는 조사인데 상당히 의미있는 수치가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를 물어본 것인데 질문에 34% 응답자는 긍정 평가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지지기반이 굳건하기때문에 30% 지지자는 무슨 일이 벌어지든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박근혜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한 응답자는 55%에 이른다.
10%는 어느 쪽도 아니라고 답했거나 모른다는 답, 그리고 응답 거절이 고르게 나왔다.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율은 지난 주에 비해 6%포인트가 하락했지만 부정응답이 8%포인트 상승함에 따라 긍정은 줄고 부정은 늘어 결국 21%포인트가 한주만에 변한 것이다.
실로 놀라운 수치다.
사실 우리집 노인네도 그렇게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던 분이었는데 그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더니만 결국 어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안좋은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뭐냐하면 나라에 무슨 일이 있어도 국가를 위해 판단이 서면 미국에 가든 중동에 가든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하지만 지금 박근혜 대통령에게 서운한건 계속되는 사고의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고가 났을 때 대처 능력이나 리액션에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으면 책임소재를 추궁하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단 빨리 대책을 세우고 수습해야하는데 그런 점에서 많은 어르신들까지 노여워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관련해서 긍정의 대답을 한 수치를 보면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급락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세대별로 보면 젊은 층은 부정적인 의견이 70% 정도로 매우 높다.
20대 11%(긍정률)/74%(부정률), 30대 14%/78%, 40대 24%/64%, 50대 50%/39%, 60세+ 66%/24%
그러니까 현재 연령 분석에서는 50대, 60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전폭적인 지지를 얻는 것이고 그 외의 젊은 계층과 중년은 모두 70% 내외로 부정적인 평가인 것이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소통 미흡(16%), 메르스 확산 대처 미흡(14%)(14%포인트 새롭게 등장),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10%), 경제 정책(9%)(4%포인트 하락), 리더십 부족/책임 회피(8%)(5%포인트 상승), 인사 문제(6%)(7%포인트 하락), 안전 대책 미흡(5%)(4%포인트 상승) 등을 자유의견으로 들었다.
이중 메르스 확산 대처 미흡이라는 이유가 14%나 나왔다는 것이 언급할 만하고 거기에 안전대책 미흡이 5%, 리더십 부족과 책임 회피 등을 대충 더하면 딱 떨어지는 하락 포인트가 나온다.
어렵고 혼란스럽고 공포스러운 상황이다.
메르스가 어디 박근혜 대통령의 탓이겠는가?
국민들은 메르스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메르스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대처, 초동 대응에 많이 아쉬워하는 것 같고 또 계속 쌓여만 가는 안전 대책에 대한 불신, 그리고 리더십, 책임회피 문제를 많이 지적하는 것으로 분석해볼 수 있다.
지금은 모든 걸 떠나서 사고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국민들을 안정시키는 것에 힘을 써야한다.
오늘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들을 불러 오찬 간담회를 했다.
그리고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온 날로부터 17일 만에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메르스 사태에 대해 "만약에 지자체나 관련 기관이 독자적으로 이것(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을 해결하려고 할 경우에 혼란을 초래할 뿐 아니라 효과적으로 대응하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 중앙부처와 지자체 간의 긴밀한 소통, 그리고 협업이 있어야 되겠다"라고 말했다.
이 말의 뜻이 뭔지 여러분은 아시겠나? 난 사실 해석을 잘 못하겠다.
아니 해석하기 좀 조심스럽다. 다만 충격적인 데자뷰 현상 같은 걸로 현기증만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