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뉴스 리뷰

울릉도 놀러간 메르스 자가격리 대상자와 14번째 메르스 확진자

GeoffKim 2015. 6. 8. 18:35

요즘 좀 위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트위터에 아래와 같은 사진과 글이 떠돌고 있다.


본인이 격리조치 대상인 거 알면서도 울릉도에 들어가서 결국 위치추적으로 발견되고 강릉 격리시설로 이송하려는 공중보건의사의 지시를 거부하는 사진이라고

올라왔는데 사실 이거 좀 위험한 추측이다.  


사진출처 : 트위터


이게 문제가 뭐냐하면 가뜩이나 죄지은 것도 없이 메르스 병에 전염된 것도 억울한데 정확히 출처도 없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퍼다 나르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

울릉도 아줌마 관련 보도를 보면 분명 메르스 자가 격리 대상자로 분류된 50대 여성이 이 사실을 모르고 계원들과 울릉도로 여행을 갔다고 나와있는데 이 사진 한장으로 우리는 울릉도 아줌마가 가기 싫다고 싸우는 장면으로 볼 수 있을까?



사실 사진은 리얼한 증거라고 생각하지만 거짓말을 많이 한다.

오해가 많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사진이란 말이다.

보도 내용에는 대전 대청병원에 입원해 무릎 수술을 받았고 대전 대청병원에 메르스 확진자가 3명 발생하자 울릉도 아줌마에게 전화로 자가 격리 대상자라고 알리려 했으나 전화기가 꺼져있었다고 나와 있다.

물론 울릉도 여행중 갑작스러운 울릉군 의료원의 행동에 당황하고 또 본인을 죄인 취급하듯이 했다고 느껴서 실랑이가 있었나본데 친구들과 여행떠난 당신의 어머니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다를거다.

요즘 1번 메르스 감염자와 14번 감염자 중 누가 더 민폐를 끼쳤냐는 글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게 말인가?


자신의 가족이라면 이런 소름끼치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지하철 타고 ktx 탔다고 해서 민폐라고 얘기하는데 이건 정말 해서는 안되는 말이고 또 분노의 대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삼성서울병원에서 그렇게 많은 메르스 확진자가 나오고 또 평택성모병원에서도 메르스의 원흉처럼 취급되는 경향이 있지만 이도 사실 맞지 않다고 본다.

물론 병원 관계자와 정부 당국자의 초동 대처가 문제시된다면 그건 당연한 것이고 어떻게든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서 해결해야하는 것이지만

지금 병원과 보건소를 공격하고 감염된 사람들을 공격하는건 정말 나쁜 짓이다.



병원과 감염자 모두 위로해줘도 죽을 노릇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스템적으로 재난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그것이 핵심 아닌가?


14번 메르스 환자 가족이 들으면 어떨지 좀 생각을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화가 나는 것은 세월호와 메르스가 다른 양상을 보이는 점이다.

잘못은 비슷한데 세월호는 자기 자식이 없으니 별 신경 안쓰던 사람들이 자기가 죽을지 모른다니까 정부 욕을 하기 시작한 것이 난 좀 씁쓸하다.

같은 상황에 다른 반응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블랙 코미디를 보는 듯 소름끼친다.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위기 대처 능력, 콘트럴 타워가 없고 있더라도 회피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사고가 났으면 사고에 집중해야하는데 자기 밥그릇 챙기고 불똥 튈까봐 걱정하는 정치적 성향들이 문제다.

어떤 사람은 구두로 보고를 받지 않고 서면으로 보고를 받는다는 원칙이 있다고 들었다.

물론 보기 좋게 파워포인트 작업하고 비디오까지 첨부하면 참 좋겠지...

그 시간에 우리 국민들이 위험에 노출되지만 그건 알바 아니겠지.

어차피 그들의 삶은 인정받는 것이고 성공하는 것이지 국민을 지키는 것은 아닐테니...


그리고 이렇게 난리가 나봤자 다음 선거 때는 또 똑같은 바보 짓을 하는 대중의 우매함과 기억력의 부재가 문제다.

누구를 탓하겠나?

당신은 비난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이 나라 꼴은 결국 우리가 이렇게 만든거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