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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정치에 희생된 쯔위, 대만으로 돌아가나?

cultpd 2016. 1. 17. 10:29

JYP엔터테인먼트의 9인조 다국적 걸그룹 트와이스가 있다.

그중 눈에 띄는 아이 쯔위.

쯔위는 이전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느꼈지만 뭔가 총명해보였고 예의바른 친구였다.

단연 돋보였던 기억이 있었고 난 걸그룹 데뷔했다는 소식만 듣고 노래도 들어보지 못했다.

그만큼 난 쯔위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이나 관심이 없다.


헌데 이번에 쯔위 사태라고 불리우는 쯔위 사과 영상을 찾아보고 

JYP 수장 박진영의 대처법, 공식 사과문 전문을 읽어보고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겠어서 이 글을 쓴다.


우선 문제가 된건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쯔위가 타이완(대만) 국기를 태극기와 함께 휘날리는 

아무렇지도 않은 장면이 문제가 됐다.

쯔위는 대만 사람이고 어디서나 자신이 대만 사람이라는 것을 밝혔었다.

대만 사람이 대만사람이라고 말하고 자신의 국기를 흔드는 것이 잘못인가?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양안이라고 부르는 중국과 대만.

양안이라는 뜻은 중국과 대만을 같은 나라로 보기에 양국이라고 안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대만이라는 나라 안에서도 대중국을 바라보며 정치를 하는 국민당이 있고 대만의 독립을 꿈꾸는 민진당이 있다.

우리나라도 옛날에는 중국을 섬기고 왕을 뽑을 때도 중국의 허락을 받던 때가 있었는데

이 때도 비슷하게 힘없는 나라의 설움을 느꼈었다.

사실 지금도 대한민국이 완전히 독립된 주권국가라고 느끼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경제적으로

또 군사적으로 미국이란 대국에게 우호적으로 굴지 않으면 안되는 면이 분명 있다.


바로 이런 것들이 인구와 땅덩어리가 좁은 나라의 설움이다.

대만이란 나라가 생긴 것은 중국의 역사를 보면 참 사연이 깊다.

그 옛날 모택동과 장개석이란 대단한 사람들이 중국에 있었다.

요즘 표준어로는 중국어 발음으로 쓰기로 해서 모택동이 마오쩌둥이고 장개석이 장제스다.

대만은 타이완이고...



1937년 중국의 국공합작때 장개석은 육해공군 총사령관을 맡아 전투를 벌였다.

이때 공산주의 혁명가 모택동은 인민해방을 위해 싸웠고 장제스는 마오쩌둥에 밀렸다.

마오쩌둥은 1949년 10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설립했고 국가주석 및 혁명군사위원회 주석을 맡았다.

이것이 바로 중국이다.

그리고 전투에서 패한 장제스는 밀리고 밀리다가 작은 섬까지 도망을 갔으니 그것이 지금의 타이완, 바로 대만이다.

장제스는 대만에서 타이완 중화민국 총통을 맡으면서 국민당을 만든다.


이것이 중국의 역사 요약이다.

세월이 흘러 흘러 중국과 대만은 각자 살아왔다.

하지만 중국인의 머릿속에 대만이라는 나라의 느낌은 어떻겠나?

역사를 알면 미루어 짐작 가능한 것 아니겠나?


타이완에서 중국 국기를 흔들지 않고 타이완의 국기를 흔드는걸 금기시하는 경향이 

그렇게 생긴 것 같다.

하나의 나라로 인정하지 않고 싸움에 져서 도망간 사람들이 만든 나라라는 개념이 있으니

납작 엎드려 중국에 충성하는 사람들과 대만도 독립 국가라고 싸우는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도

분명 다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2PM 오빠들이 소속된, 또 중국에서 인기있는 K팝스타의 대표 박진영이 있는 JYP에서

키우는 트와이스 그룹의 쯔위가 대만 국기를 흔들었으니 어떤 결과를 초래했을까?


자, 여기까지는 대충 느낌이 올 것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사람들은 쯔위가 타이완 국기를 흔든 것이 문제라고 하는데 이건 왜곡이다.

쯔위가 타이완 국기를 흔든 것이 문제가 아니라 JYP가 사과하고 어린 쯔위에게 동영상을 통해

무슨 죄인인 것처럼 만든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쯔위 사과 동영상.


난 위의 대만과 중국의 역사를 알고 그 동영상을 보는데 눈물이 다 나더라.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보라.


내가 대만 사람인데 대만의 딸 쯔위가 한국에서 유명하고 대 스타로 발돋움하는 것을 

응원하고 기뻐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중국에서 쯔위가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고 비난하는 상황을.

거기까지는 별 문제가 아니다.

그 상황에 JYP가 공식 사과를 했다.

그런데 사과문의 이 대목은 정말 경악스럽다.

"쯔위가 13살 어린 나이에 집을 떠나 한국에 왔는데, 부모님을 대신해 잘 가르치지 못한 제 잘못이 크다"


이게 무슨 뜻인가?

이 말을 대만사람 입장에서 들어보면 정말 눈물 나는 말이다.

JYP가 이렇게까지 사과하는 이유는 뭐겠나?

한국에는 내수시장이 거의 없다시피하기 때문에 돈을 벌어봐야 얼마 안된다.

그래서 문화의 다양성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헌데 중국의 어느 지역에서만 알려져도 버는 돈의 규모가 달라진다.


중국 광고며 공연,행사료, 방송 출연 등으로 버는 돈은 국내에서 탑을 찍어도 벌 수 없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온다.

쯔위의 행동에 JYP는 위기를 맞게 될 수 있는 상황이고 대 사과를 하게 된다.

뭐 이건 이해할 수 있다.

회사의 주주들이 있고 먹여살려야하는 식구들도 있고 진행중인 일들도 있으니 어쩔 수 있나?


하지만 꼭 쯔위에게 사과까지 시켜야했을까?

난 무슨 무장단체에 붙잡혀 간 인질의 인터뷰인줄 알았다.

자기는 중국인이라고 말한다!

가슴이 너무 아팠다.


자기 나라 국기 흔들었다고 죄인인듯 끌려나와 어쩔 수 없는 사과를 해야하는 그 모습이

정말 가슴아픈 상황이다.

아무 상관도 없는 내가 보도 이정도인데 이걸 대만 사람들이 봤을 때 어떤 심정일까?

말 안해도 누구나 알것이다.



오늘 드디어 대만 첫 여성 총통 당선 소식이 들려왔다.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이 대만 첫 여성 총통으로 당선된 것이다.

민진당은 대만의 독립적인 면을 강조하는 야당으로 역사적인 정권교체를 하게 됐다.

그리고 차이잉원 총통도 트와이스의 쯔위를 언급했다.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데 쯔위가 큰 공을 세운 것으로 보도된다.


이것 역시 잘못된 사실이다.

쯔위가 민진당 승리를 이끌어낸 것이 아니라

중국과 JYP가 이 선거를 치른 것으로 볼 수 있을 듯.

왜냐하면 대만 국민들이 울분을 가지게 된 것은 쯔위 때문이 아니라

쯔위를 공격하는 중국이 살짝 분노를 일으켰는데 이 불씨에 기름을 껴얹은 것은 박진영의 사과였기때문이다.


대만 첫 여성 총통은 양안 관계를 지금처럼 평화롭고 안정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중국과 대만이 하나라는 것을 인정하기위해서는 양안이 서로 대등한 존엄을 추구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만의 민주제도와 국가정체성, 국제공간은 반드시 존중받아야한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해외에서 일을 하다보면 계약 같은 상황에서도 대만과 이미 계약을 하고 있으면 중국은 계약을 안하는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만은 중국과 하나라는 뜻이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고 해석되는 오류가 있는 것이다.



더 나가면 지루하고 재미없으니까 결론으로 돌아가자.

쯔위는 결국 민진당 대선 홍보에 이용 당한 꼴이 됐다.

또 JYP의 미래를 위해 대역 죄인이 됐다.


이번 쯔위 사태가 남긴 것은 돈과 정치에 희생당한 꿈을 키우는 16살짜리 소녀의 아픔이다.

JYP가 지금부터라도 이 사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쯔위라는 희생양을 중심으로 해결책을 강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전한다.

쯔위를 대만으로 돌려보내거나 한다면 일이 최악까지 갈 수 있음을 걱정한다.


아무리 내수가 중요하지 않더라도 JYP는 대한민국 연예기획사이고

박진영이 그 수장으로 돈보다는 아티스트를 보호하고 자존심을 지키며 이끌어가는 모습을

기대한다.

돈은 관계로 버는 것이 더 쉬워보이지만 결국은 컨텐츠의 힘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