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재밌으니까 훑어보지 마시고
천천히 읽어보세요!
주사위를 던져서
1 1 1 1 1 이 나온다면 여러분은 깜짝 놀라실겁니다.
근데 1 3 5 4 2 가 나온다면 별로 놀라지 않을겁니다.
맞죠?
근데 놀라운 것은
1 1 1 1 1 이 나올 확률과 1 3 5 4 2 이 나올 확률은 똑같습니다.
재밌죠?
근데 후자의 경우는 소문이 나지 않습니다.
전자의 경우는 소문이 나서 많은 사람들의 얘깃거리가 되죠.
게다가 확대 재생산되어 1 1 1 1 1이 나온 주사위는 신들린 주사위가 되거나
그 주사위를 던진 사람은 신들린 사람으로 불립니다.
얼마전 아들녀석과 홍대에 갔다가
길에서 가위바위보를 해서 다섯번 연속 이기면 공연 티켓을 공짜로 준다는
이벤트를 만났습니다.
둘째 아들이 가위바위보의 달인이라고 형아가 그러더군요.
근데 이게 웬일입니까?
정말 다섯판 연속으로 이겼습니다.
작은 녀석은 자신이 가위바위보의 달인이라는 것을 아빠에게 확인시켜준 것을 자랑하며
어꺠가 으쓱 으쓱했습니다.
아이들에게 확률의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가위바위보에는 실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섯번 이길 확률과 세번 이기고 두번 질 확률은 같다.
물론 다섯번 전부 지는 것도 같은 확률이다.
아빠와 함께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했습니다.
아빠는 주먹 낼거라고 보자기 내라고 하고 저는 가위를 내서 이겼습니다.
뭔가 알겠다는 듯 ㅎㅎㅎ
이번엔 정말 예고한 걸 내고 또 이겼습니다.
이 경우의 확률은 어떨까요?
놀랍게도 이 경우에도 확률은 똑 같습니다.
참 재밌지 않습니까?
근데 사람들은 잘못된 신뢰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코를 만지고 가위바위보를 했더니 계속 이기더라...
그러면 말도 안되지만 경험에 의해 다음부터는 가위바위보를 할 때
코를 만지고 합니다 ㅎㅎㅎ
과학적으로 이것이 입증되려면 모든 사람들에게 일관성있는 결과가 나와야하는데
이경우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냥 개인적인 징크스로 봅니다.
사회적으로 공인된 징크스는 13일의 금요일이 안좋다라든가,
다리를 떨면 복이 달아난다, 돼지꿈이 좋다.. 등이 있습니다.
잘 따라오고 계시죠?
이제 살짝 어렵지만 도움되는 ...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상식을 말씀드리겠습니다.
Skinner라는 학자 아시죠?
이 양반이 Skinner Box실험을 했는데요.
5분마다 자동으로 모이가 나오는 박스에 비둘기들을 넣어놨고
얼마 후 박스 안의 비둘기들을 살펴보니 어떻게 됐을까요?
Banksy in Boston: Overview of the NO LOITRIN piece on Essex St in Central Square, Cambridge by Chris Devers |
어떤 비둘기는 머리를 바닥에 비비고 있고
또 어떤 비둘기는 빙글 빙글 제자리를 돌고 있고...
이런 비둘기계에서는 흔치않은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더랍니다 ㅋㅋㅋ
왜 그랬을까요?
바로 이게 스키너 박스 실험인데요.
우연의 일치로 비둘기가 뭔가 행동했을 때 모이를 얻었고
그 행동을 계속 하니까 또 모이가 5분 후에 나왔고...
그러니 이 녀석들은 자신이 했던 행동때문에 모이가 나온다고 믿고
계속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더라는겁니다.
안 어렵죠?
심리학의 유명한 이론입니다.
오락을 하는데 어떤 곳을 눌렀을 때 미션을 성공하게 되면
거기를 누르는 것과 게임과는 상관없어도 누르게 되는
뭐 이런 경우를 새대가X라고 표현할 수 있겠죠 ㅎㅎㅎㅎ
바로 이런 경우를 심리학에서 징크스 중 '조작적 조건화' 이론이라고 합니다.
말이 나온 김에 한가지만 더 말씀드리면요.
지루하지 않죠?
귀인 이론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심하면 정신병이 되는 이 이론은요... 뭔가 하니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그 결과의 이유를 과학적으로 원인 분석하지 않고
이상한 이유를 갖다 붙이는겁니다.
가위바위보에서 진 이유는 내가 가위를 냈고 상대방이 주먹을 냈기 때문입니다.
아주 단순한 결과를 가지고
상대방은 가위바위보의 달인이다, 가위바위보 귀신이 붙었다 등등
이상한 이유를 만드는거죠.
그런 사람들 있죠... 난 원래 안돼!
엄마가 미역국을 끓여주는 바람에 떨어졌어!
뭐 이런 말도 안되는 걸로 자꾸 행동원인을 설명하려는 겁니다.
도박에 빠지는 원인도 다음 판에는 대박이 날거라는 아무 근거없는 믿음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위바위보의 달인은 없습니다.
이 얘기를 아들에게 해줬더니 눈이 흐리멍텅합니다 ㅎㅎㅎ
아무튼 확률에 관한 이야기였는데요.
여기서 신들린 사람의 이야기를 결론으로 내보겠습니다.
예전에 빙의를 취재할 때 양수리에서 만난 아주머니가 했던 말입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시어머니 귀신이 자신의 몸속에 들어왔다고 믿고 있었는데요.
정신이 나가서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마구 이상한 말들을 쏟아냈는데요.
시어머니 말투로 며느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사실을 얘기하더래요.
시어머니가 빌려준 돈을 갚으라고 얘기하고
만나자던 약속을 지키러 찾아가고...
마을 사람들은 무서워서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제가 취재해본 결과 맞지 않는 말들도 많이 했었답니다.
단지 정확하게 맞았던 이야기만 부풀려져서 소문이 난 것이죠.
점쟁이에게 아무 말도 안하고 그냥 맞춰보라고 하면 대부분 틀립니다.
의뢰인이 말을 꺼내기 시작하면 그 때 부터 정황과 말투를 듣고 때려 맞추는겁니다.
근데 놀라운건 신들린지 얼마 안된 사람, 즉 신기가 센 상태에서는
아무 말도 안했는데 막 맞춥니다.
이 경우도 똑같이 어떤 정신적인 문제에 의해 강력하게 발달된 감각적인 능력으로
마구 말을 쏟아내는 것인데 그 중에 정확하게 맞은 부분만
소문이 나는 것 뿐입니다.
어머 어머, 그걸 어떻게 알았대? 하면서 즐기는거죠^^
결론적으로
귀신에게 홀리지 않는 방법은...
과학으로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면 됩니다.
원인없는 결과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어쩌다 맞아떨어진 행운이나 불행 역시 모두 원인이 있습니다.
그 원인을 회피하고
자신의 잘못을 다른 원인에 갖다 붙여 마음의 위로를 받고 싶은 것이
바로 나약한 인간인 것입니다.
귀신에 홀리지 않도록 모두들 건강한 정신, 과학적 접근,
확률의 진실을 알아 주세요...
고생하신 김피디를 위해 추천 한방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