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
어릴 적 일본 로봇 건담은
무척이나 멋져 보였습니다...
좀 미안한 얘기지만 태권브이보다도 ㅜㅜ
내 그리움의 절반은 일본의 추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70년대를 살아간 어린이들은
일본 만화를 보고 자랐고
일본 연필, 고무, 밥통을 최고로 쳤습니다.
코끼리라도 그려져 있는 날에는 정말 ^^
하지만
일찍 철이 들었는지
아님, 포기했는지
학교 앞 문방구에 걸려있는 건담을 끝내 소유하지 못했습니다.
조립식 장난감이라고 불렀던 프라모델을 사서
몰래 옥상에 숨겨두고 짜맞추던 어린 시절이 있었습니다.
서울시립북부 장애인 종합복지관과에 감동적인 사연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한 달 여 전, 키도 크고 덩치도 큰
잘생긴 영수(가명 25세, 지적장애 2급)학생이
눈물을 그렁그렁한 채 사무실을 찾아왔답니다.
최근 발매한 건담의 부품을 부러뜨렸다고...
부품을 구해달라고 생떼를 쓰기 시작했고
이곳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가 SNS에 도움을 요청했답니다.
놀랍게도 일본 현지에 계신 분이
SNS를 통해 부품을 구해 보내주시겠다고
했답니다.
일본 현지에서 조달하는 방법은
너무 오랜 기간을 소요하니 시간을 줄이기 위해
그 분이 활동하는 건담 카페에 소식을 알려
가까운 곳에 해당 부품을 가진 분이 있나 알아봤고
결국 영수에게 잃어버린 부품이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민봉기의 건프라월드’카페를 통해
이 사연이 알려지고
영수를 위한 건담 뿐 만 아니라
다양한 건담 선물, 부품들, 조립 도구, 아동도서까지
까페에 모이기 시작한겁니다.
까페의 소모임 ‘아빠모임’회원들이 복지관을 찾아와
아이들에게 건담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뭔가 뿌듯한 느낌 들지 않습니까?
트위터란 것을 어떤 사람들은 무시하고
어떤 사람들은 걱정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찬양합니다.
SNS는 결국
그 옛날, 집배원 아저씨가 땀흘려 배달하던
편지를 좀 더 편하게 전달하는 방식일 뿐,
중요한 것은 편지의 내용이겠죠.
그래서 SNS라는 시스템 자체는 아무 선악관계를
가지지 않습니다.
인간과 인간의 매개체가 복잡, 다양, 편리해진 지금,
우리는 어쩌면
훨씬 감동적인 일들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SNS가 없었다면
이런 작은 복지관에 영수라는 아이가 살고 있고
그 아이가 건담 부품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게 해주는 힘!
그것은 트위터가 아니라
우리의 글 한줄, 배려, 그리고 나눔 아니겠습니까?
오랜만에
어릴 적 그토록 사고 싶었던
조립식 장난감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소외된 이웃들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사진 제공 :
서울시립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