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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제국 경악의 시청률, 굿닥터를 못잡는 결정적 이유 한가지

GeoffKim 2013. 8. 13. 10:33

황금의 제국과 굿닥터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황금의 제국 안에서 도스토예프스키의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이란

작품을 읽어보라는 대사가 나온다.


<황금의 제국> 작가를 보면 도스토예프스키를 참 많이 닮았다.

도스토예프스키를 짧게 느낌으로만 표현하면


건들면 끊어질 듯 아주 날카롭고 팽팽한 신경(질),

독자가 예상하는대로 안가고 독자를 끌고다니는 피곤함...

그래서 현대문학의 아버지라고 할 정도로 

고전의 틀을 깨뜨린 획을 그은 사람.



죄와 벌에서 극도의 긴장감을 만드는 것은

액션이 아니다.

배경도 아니고 소품도 아니다.


심리묘사와 대사 뿐이다.



한 씬 안에서 무수히 많은 생각을 하고 상상을 하고 예상을 하고

그 예상이 뒤집어 지면 또 생각을 하고 상상을 하고 예상을 하고

그 묘사 속에서 긴장이 나온다.


쉽게 말해서 경찰이 노파 살해범을 잡으러 와서 화려한 액션과

쫓고 쫓기는 액션에서 긴장을 주는게 아니라 경찰이 찾아왔을 때

주인공의 심리묘사로 긴장을 만든다는 것이다.


노파를 죽이는 화려한 액션으로 긴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죽이기 전 계획을 짜는 과정에서 긴장을 준다.





이제 황금의 제국을 예로 들어보자.


황금의 제국은 마치 연극과도 같이 야외 촬영이 별로 없다.

스튜디오에서 말과 표정으로 모든 긴장감을 만들고 있다.

물론 그 말과 표정은 상황에서 시작되는거다.


저 표정들을 보라!





밥을 먹으면서 대화를 하는데

김미숙은 계속 고개를 숙인 채 연기를 하고 있다.

세상 어떤 연기자가 고개를 안들고 대사를 하는가?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김미숙은 고개를 들지 않는다.


여기에 미묘한 감정이 있다.

하지만 이 감정 표출은 액션도 아니고 소리 지르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대충 보면 이해되지 않는다.

근데 상황을 아는 사람은 상당히 긴장된다.





왜냐하면 지금 원수지간이 된 딸과 엄마가 한 식탁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묘한 장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 보는 사람이 이 장면에 긴장할 이유가 없다.


굿닥터의 예를 들면 더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굿닥터는 시작하자마자 멱살부터 움켜 잡고 시작한다.





멱살을 잡은 사람과 잡힌 사람은 

의학 드라마에서 100번도 더 본 상황,

병원 정치 싸움이다.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히포크라테스를 따르는 정직하고 착한 

주인공이 있다.

다만 이번에는 자폐증상이 있는 의사일 뿐.

그동안 줄곧 있어왔던 착하지만 뭔가 모자란 전통적인 캐릭터다.

그가 고난을 극복하고 역경을 딛고 성공하면 되는 드라마다.




선악의 대립과 액션으로 설명하는 드라마는

시청자가 이미 수백번 봤던 드라마의 변형이라서

이해하기 쉽고 또 원하는 방향, 예상하는 방향이 생긴다.

그러다보니 쉽게 빠져들고 내가 예상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진다.



보통 독특하고 특별한 드라마가 성공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성공하는 드라마는 99% 분량이 이미 봐왔던 내용을 살짝 바꿔서 재구성한

것들이다.


다만 1%의 독특함으로 새 드라마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시청률 대박난 드라마 중에 새로운 드라마가 있다면 한번 생각해보라.

단 한편도 없었다.



그런데 시청률 대박 안난 황금의 제국을 보면

식탁에서 배신한 형제들과 엄마와 밥을 먹는 상황,

모르고 보면 썰렁하지만 알고 보면 숨막힌다.


대사는 어떤가?

방 인테리어를 바꿀 거라고 시끄러워도 참아달라고 하고

동생에게는 마당의 그네 자기 손으로 없앴단다.




그리고 니네 엄마를 데리고 나가달라고 말한다.


이게 보통은

밥 먹다가 국그릇을 엎던가, 숟가락을 던지면서 해야하는데

아니면 울고 거품을 물던가, 동생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너만은 믿었다고

소리 소리를 질러야 시청률 그래프가 올라가는데

저 사진의 표정을 보라.


그냥... 표정이고 

대사는 그네 없애는거다.


그리고 엄마의 표정을 보라!!!

싸우든가, 쫓아 뛰어가든가, 무슨 액션을 안하고 그냥 또 표정 하나다.

이걸 대충 설겆이하면서 보는 아줌마가 이해할까?

애들 재우면서, 혹은 인터넷 하면서 대충 보면 이 드라마는 

아무 드라마도 아니다.





자, 화제가 된 결정적인 장면으로 들어가보자.

사랑하는 여인이 남자를 위해 다른 남자에게 몸을 준다.






요건 고전에서부터 등장하는 아주 뻔한 장면이다.

그러면 남자가 복수를 하러 온다고 하고 여자는 오지 못하게 하고

그러다 나쁜 놈을 물리치고 그녀와 사랑을 이룬다가 정석인데




이건 무슨 표정이지?


그리고 여자에게 시간을 끌라고 하는데 

시간 더 못끈다고 하자 "한번 더 안겨"


허걱!!!


충격적이다.




아줌마들은 드라마가 이러면 안본다.


무조건 여자편 들고 무조건 복수하고 

무조건 그녀를 보호해주는 따뜻한 남자를 그려야하는데


이건 뭐...

한번 더 안기라고?


근데 이 여자 또 시키는대로 안긴다.





이것이 바로 황금의 제국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 뒷이야기는 점입가경이다.


혹시 못보신 분들을 위해 이건 남겨두고...


아무튼 황금의 제국은 시청자가 봐왔던 흔한 대중적 드라마투루기를

무조건 거부한다.



이제 굿닥터를 한번 보자.

갓난 아기를 살려야 한다.





부모가 통곡하고

아기의 손가락은 살려달라고 말하듯 가녀리게 떨린다.







이 모습을 보고 있는 굿닥터는 자기 과 환자도 아닌데

수술 불가능이라는데 데려다 수술을 해야한단다.

담당하던 과에서는 난리가 나고 그 과정에서 정치적 전략이 등장하고...


항상 보던 구성이다.






인간적인 모습,

미워할 수 없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는 여자.

이것도 항상 보던 모습이다.





그리고 또 이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

삼각관계! 

이것도 늘 그렇듯...






병원의 부모들이 자페 증세가 남아있는

장애를 가진 의사를 반대하고

의사 바꿔달라고 아우성.





그 모습을 직접 목격하는 한없이 불쌍한 굿닥터의 모습.





이 정도면 무슨 말인지 충분히 이해하셨을거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서 조사한 시청률이 

굿닥터가 방송 3회만에 시청률 15.3%.

경이로운 숫자다.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황금의 제국.

그렇게 숨막히게 달렸지만 시청률 10%.

이제 떨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굿닥터 재밌다는 소문이 계속 나고 있기 때문에...


불의 여신 정이는 9.1%



또다른 시청률 조사기관 TNmS 발표는

황금의 제국이 8.8%다.

굿닥터는 13.8%.

불의 여신 정이는 8.2%.


정말.... 




다음 시청률 검색 



결론.

만약에 굿닥터가 막장이거나 인기만 추구하는 트렌디 드라마였다면

엄청나게 깠을텐데 사실 굿닥터 상당히 재밌고 잘 만들었다 ㅜㅜ


안볼 수 없도록 만든, 몇백년을 이어온 전통적인 구성이다.

거기에 자페증에 걸린 주인공을 넣어 아주 독특하게 보이도록 만든 것이다.


그에 비해 황금의 제국은 볼거리도 없고 중간에 보면 뭔지도 모르겠고

주인공은 매회 바뀌고 편하지 않은 구성이다.

죽어도 못이긴다.


박경수 작가는 송지나 작가의 보조작가로 카이스트를 썼다.

내 인생의 스페셜과 태왕사신기를 거쳐 추적자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러다보니 느낌이 소품이나 로맨틱하지 않고 모래시계 류의 스케일이 나온다.

이건 세트가 대규모라는 것이 아니라 대본이 장중하다.


추적자 또한 대중적으로 성공한 대박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이번엔 더 심해졌다.


뭐가 심해졌냐 하면

작품성이 더 심오해졌다.


특히나 박경수 작가는 전작 추격자부터 사회적인 문제를 꼬집고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던지는 노력을 하고 있다.

사회의 부조리를 펜으로 바꿔보려는 의지가 보이기에

시청률 10퍼센트는 너무 아쉽다.



 



곧 IMF가 터지고 지금까지의 극 전개를 보면

더욱 더 재미있어질 것 같다.

하지만 ...






굿닥터는 쉽지 않은 상대다.

게다가 내용도 착하고 의미있는 내용이다.


주원이 콩쥐가 됐고 김탁구가 됐다.

포레스트 검프이며 동이고

또 장금이다.



반면 황금의 제국, 이요원은 누가 됐나?

선덕여왕이 됐나?

내딸 서영이가 됐나?

김삼순이 됐나?


아무도 안됐다.

그냥 최서윤이 됐다.

모든 캐릭터가 다 낯선 캐릭터다.



이것이 결정적 페인이지만

또 이것이 황금의 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미친듯 사랑하는 이유기도 하다.


시청률이 안오르면 만드는 사람들은 모두 힘이 든다.

신이 안난다.

스태프도 연기자도 모두 배로 힘들다.


시청률이 나오면 아픔도 고통도 잊고 밤도 새고 끼니도 거를 수 있지만

시청률이 안나오면 기진맥진이다.


그런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진심의 응원을 보낸다.


당신들은 최고의 팀이라고!!!

아직 드라마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당신들의

다음 드라마를 기대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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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황금의 제국, KBS 굿닥터 방송캡처,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