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가지에서 편 '사내정치'라는 책을 보면
당신이 사내정치에 소질이 있는지 체크할 수 있는 리스트가 있다.
당신은 사내 정치에 소질이 있는가?
사내정치 (office politics)는 학문의 세계에서는 금기시되는 개념이지만
최근에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라는 권위있는 매거진에서도 사내정치에 관심을 쏟고 있다.
심하게 말하면 순수만을 쫓다가 패가망신한다는 개념까지 등장하는 요즘이다.
지극히 대단한 권력을 가진 집단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단지 개인의 실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 이것이 바로 의회에서 정치를 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안철수가 당을 만들고
집권당에 들어가려하고, 이런 모든 것이
어쩌면 회사생활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 실력으로는 되지 않는가?
실력은 개량화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측정할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계는 측정이 가능하다.
술을 마시고 아부를 하고 선물을 하면 관계는 급 가까워질 수 있는 것.
인사이동이나 연봉 협상, 평가 시즌이 되면
정치에 울고 웃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경향미디어에서 이재은 작가가 펴낸 책
‘왜 그녀들은 회사에서 인정받는 걸까?’
회사에서 인정받는 여성의 비밀을 파헤친 도서라고 한다.
여성 직장인을 위한 사내 정치 전략서라고 하는데
사실 서글픈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그 내용을 보면
사람과 별 탈 없이 지내는 코칭법,
상사들과 일하면서 벌어지는 일들,
속 터지는 직장생활 꼼수가 필요하다,
정치를 위한 여자들만의 생존법,
스타일 좋은 여자가 인정받는 이유 등.
섹션만 훑어봐도 이것이 철학이라기보다는 술수라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진정한 회사생활의 철학을 이야기하면 아무도 그 책을 사지 않을 것이다.
여자들 속에서 살아남는 법과 성희롱 상사에게 ‘깜찍하게’ 경고하는 법 등
슬픈 팁들이 등장한다.
성희롱 상사에게 왜 깜찍하게 경고를 하나?
그것이 정치인가?
강자에게 강해야하고 약자에게 약해야하는 철학은 회사에선 통하지 않는걸까?
포브스지가 발표한 '회사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 위한 6가지 조건'을 보면
사내 정치를 멀리하라는 항목이 있다.
1. 티내지 말고 조용히 영향력을 행사하라.
2. 정해진 업무 외의 영역에도 관심을 가져라.
3. 동료의 성공을 도와라.
4. 사내정치를 멀리해라.
5. 건설적인 다툼을 만들어라.
6. 자기 자신을 잃지 마라.
이게 한국에서 통할까?
6가지 항목을 반대로만 하면 어떻게 될까?
티를 내고 영향력을 보여주고 동료를 밟고 내가 오르고 사내정치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회사를 위해 건설적인 사항에도 다투지 않고 자기 자신을 놓고 회사생활을 한다면
최고의 회사원이 되지 않을까?
씁쓸하다...
'성공하는 1% 직장인 탐구생활(이희경 저)'이란 책을 보면
2장에 사내정치 관련 글이 있다.
2장 사내 정치, 아는 것이 힘 - 회사는 정글이다
9 상사를 공부한다 / 10 CEO에게 눈도장 받는 사람들은 다르다
11 줄 서면 팽 당한다 / 12 장기근속자는 새로운 경영진에게 퇴출 순위 1위이다
13 눈총도 총이다. 많이 맞으면 죽는다 / 14 송년회나 회식 때 엔터테이너가 된다
15 개구리를 개구리로 대접할 줄 안다 / 16 인맥을 다지는 노하우가 있다
눈총도 총이다, 많이 맞으면 죽는다.
아주 재밌는 말이다.
줄서면 망하고 사내정치를 하지 말라는 말의 가장 큰 의미는
자신의 라인이 정치적으로 무너지면 함께 망하는 것,
또한 고위직 상사가 파워게임에서 밀리면 그 밑의 라인은 모두
실력에 관계없이 해고까지 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또 정치가 없으면 올라갈 수 없으니... 양날의 검이다.
살아남기 힘든 시대, 여러분은 정치를 할 것인가, 말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