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뉴스 리뷰

클라우드 아틀라스 보는 법 (스포없음)

GeoffKim 2013. 1. 20. 08:00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지적 호기심과 철학, 문학 지식을 어느 정도 가지신 분은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듯 상당히 재밌고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말합니다.


저도 그런 사람중의 한사람인가?

써놓고 보니 이상하군요.


또 한 부류는 이 영화를 개거품 물고 욕합니다.

대표 리뷰 중에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똥이다'라는 사람도 있더군요.

충분히 이해하고 욕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사람이 노력한 결과물을 이해도 못한 채 욕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입니다.


물론 다양한 의견과 토론은 좋지만

똥이란 표현은 좀 ... ㅜㅜ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뜻은 무엇일까요?

클라우드는 구름, 아틀라스는 지도책입니다.

구름 지도...


우리는 제목에서부터 이 영화를 난해하게 해석하려하면 안되고

그냥 느껴야합니다.

클라우드는 요즘 iCLOUD, 다음 클라우드 등에서 많이 쓰이죠?

구름은 비를 뿌려줍니다.

비는 다시 올라가 구름이 됩니다.

파일이 공유되듯, 여러 시간이 연결되고, 여러 장소의 구분이 사라지는

그런 끊임없는 사이클을 알아보는 책이라고 보면 될겁니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내용도

"우리 인생은 우리 각자의 것이 아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는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돌고 도는 윤회사상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는데

워쇼스키 남매의 전작 '매트릭스'를 보면 거기에도 비슷한 철학이 들어있습니다.


장자가 그런 말을 하셨죠.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 


그러한 철학적, 문학적 관심이 심화된 것이 클라우드 아틀라스입니다.


다만.. 전작에 비해 훨씬 철학적인 내용을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엮어놨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영화사에 매우 의미있는 대작으로 보여질 수도 있고

또 어떻게 보면 앎에 대한 허세로 대중을 농락한 것으로 보여

똥으로 까지 표현하도록 분노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느 정도 꼬아놓은 실타래는 풀면서 재미를 느끼지만

도저히 풀 수 없는 실타래를 만나면, 인간은 화를 냅니다.

그런데...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상당히 단순합니다.

다만 그 단순한 이야기를 촌스럽지 않게, 또는 생각할 겨를을 주지 않기 위해,

최고의 표현을 하자면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놓은 설교라고 생각합니다.



그 메시지는 사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우주의 모든 것은 서로 연관이 있고 상호 작용을 한다는 것,

그러니까 나쁜 짓 하지 말라는 것...

나쁜 짓을 하면 언젠가는 돌아온다는 것 ㅋㅋㅋ


물론 이 영화에는 물질들의 작용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는 것,

그리고 인간의 자아에 관한 고민들...

나를 원료로 만든 음식을 내가 다시 먹고 살아간다는 ... 

스포를 워낙 싫어해서 제대로 표현을 못하겠네요.


이 부분에서 러시아 소설에 자주 나오는 유토피아에 대한 고민 같은 것들이

등장합니다.

꽤나 전형적입니다.


그리고 금지된 것을 깨고 새로운 세계를 열자는 등의 

지극히 쉽고도 교훈적인 교장 선생님 말씀같은 메시지입니다.


그런데 교장 선생님 말씀은 참 좋은 내용이겠지만

땡볕 운동장에서 들으면 현기중나고 듣기 싫죠?

그래서 액션과 옴니버스 구성으로 현란하게 포장했습니다.



결국 관객의 가장 큰 문제는 

기존의 영화처럼 스토리를 어떻게든 연결시켜서 완성해보려는,

완성해야 직성이 풀리는 습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냥 재밌게 보시면 됩니다.

책처럼 앞의 장을 다시 넘겨서 볼 수 없으니

이 영화를 하나도 빠짐없이 이해하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스토리로 가시지 마시고

메시지로 가십시오.

누가, 누구고, 또 누구와 연결이 되고... 이런 생각을 하시는 순간!

여러분은 짜증이 나실겁니다 ㅎㅎㅎ

아니면 두번 이상은 영화를 봐야할 것 같습니다.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배우 소개도 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








하도 어렵다는 얘기와 혹평이 많아서 

이 아까운 메시지를 놓치게 될까봐 마치 제 영화처럼 

장황하게 설득하고 있습니다 ㅋㅋ



보실 때 

"이 영화는 어려워!"라고 보시면 정말 어렵고 망할 영화입니다.

하지만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 보시듯 보시면 재밌습니다.

그 드라마를 보면 큰 사건도 없고, 막장 내용도 없습니다.

하지만 재밌는 이유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쉴 새없이 전개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은 것입니다.

김수현 작가가 세상에 하고 싶은 말들이 쉴새없이 따발총처럼 나오지만

그래도 지루하지 않은 이유가 지루할 때 쯤 다른 사람 이야기로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계속 진행중이죠...


여러사람들이 맡은 역할과 캐릭터로 말하지만 

사실은 김수현 작가 혼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 역시 감독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세시간이나 되는 긴 시간동안 사람들을 몰입시키기 위해서는 

교차편집이 가장 효과적이었을겁니다.

스토리를 따라가지 않고 감독의 말에 귀기울이면

이 영화는 분명 당신에게 무언가 메시지를 전달할 것입니다.


그럼 가슴이 움직일겁니다...



세상에 레미제라블 같이 쉬운 영화만 있으면

우리 사는 세상은 얼마나 지루하겠습니까?

다양성이 존재하는 것이 행복하지 않습니까?


화려한 볼거리와 교차편집으로 치장한 단순한 철학 영화 한편 보시죠!!!